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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옛모습

인천의 명물 조선의 자랑, 월미도

by 형과니 2023. 7. 7.

인천의 명물 조선의 자랑, 월미도

知識 ,知慧 ,生活/옛날공책

2022-03-06 01:04:17

 

인천의 명물 조선의 자랑, 월미도

 

향토예찬 내 고을 명물

일기자

 

봄에는 꽃피고 가을엔 단풍되어 사람마다 후려내는 인천 월미도, 조선의 첫째 항만이라고 이름이 높은 인천에는 여러 가지 명물과 자랑거리가 많아 천문 지리를 능히 아는 측후소도 명물이 될 것이며, 조망이 상연한 만국공원도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마는 인천의 명물로 내가 자랑하고 싶은 것은 곱고 어예쁘기가 한 폭의 그림 같은 바다 위에 인천 내해를 동으로 끼고 흐르는 듯 머무는 듯 창공의 빗기인 반달과도 같이 둥실 떠있는 섬, 인천 월미도이다.

 

비록 높기는 360척이요, 주위는 십리에 지나지 못하나 그 은근한 점과 명미한 풍광은 그야말로 절경이라 할 것이다. 은빛 바다를 님의 가슴삼아고요히 드러누운 월미섬 고은봉의 진주 구우는 파문 위에서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되어 오고 가는 사람의 발자취를 읽으며 옷자락을 당긴다.

 

시름에 나부끼고 진속에 때묻은 사람들이 혹은 꽃피고 새우는 자연의 품속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혹은 파도치는 암석 서늘한 바람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혹은 생명있는 바다에 뛰어들어 평등에 굶주리고 자유에 허기진 심신을 닦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월미도에는 주요한 설비와 남다른 장식이 많다. 월미상록에는 무선전신이 거미줄을 늘이고 남으로 뻗힌 작은 월미도에는 항로를 지시하는 등대가 간단없이 반짝거리며, 북으로 널린 백사장 위에는 동양의 낙원이라는 해수욕장과 조탕이 있다. 바다에는 낚시만 넣으면 고기가 펄펄 뛰어 나오고, 물 나간 모래벌을 뒤지면 조개가 수없이 쏟아진다.

 

그러나 월미도는 또 아침 저녁에 정남정녀의 놀이터로만 만족하지 아니 한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때때로 우국지사의 한 많은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충신협객의 뜨거운 머리를 식혀 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말의 김옥균 선생이 망명의 길을 밟으실 때 이 월미도를 거쳤으며 여류 운동가 김마리아 양이 월미도에 은신을 하였다가 황해를 건넌 것은 최근의 사실이거니와 기타 세상에 나타나지 않은 무명의 지사들이 아담하고 다정한 이 월미도의 위안을 얼마나 받았으랴?

 

월미도는 인천의 명물이다. 조선의 자랑이다.

 

(동아일보, 1926.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