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관광/인천의 옛모습
2022-03-06 19:54:52
▲ 1960년대 송도해수욕장 항공사진. / 사진출처=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인천 송도에서
방 인근
일간도 무고하시오.
나는 여기까지 잘 왔나이다. 경인선은 언제나 사람이 많이 내왕합니다. 더구나 해수욕 철이요, 일요일이라 서울사람이 다 인천으로 가는 듯하더이다. 기차로 버스로 툭툭 터지게 시간마다 나르지만 여전히 분볐습니다.
철로도 복선으로 해야 할 것이오, 장차는 전차도 놓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은 형이요, 인천은 동생과 같은데 그 사이에 연락이 긴밀하여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기차에서 내다보는 벌판과 산은 아름다웠소, 공장은 점점 많이 세워졌는데 아마 머지 안아서 서울과 인천은 집으로 연결될 것 갔더이다. 소사의 수밀도니 그밖에 과수원들이 연달어 보이는 것도 퍽 운치스럽고, 주안 등지의 염전도 보기 좋더이다. 인천시가지가 아직도 너저분한 것은, 형되는 서울보다 나이 어려서 콧물흘리는 어린애처럼 더러운 모양입니다.
상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송도까지 가는데 약 10리 가량 되는 거리고, 요금은 23전이며 택시는 3원이라 합니다. 또 새로 만든 인수선항역에서 기동차를 타고 송도역에서 내려 10여 분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송도유원지는 참으로 훌륭하더이다. 바다를 똑 잘라 높은 동을 막고 호수같이 넓고 잔잔한 해수욕장과 보트 타는 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기에서 남녀노소는 즐겁게 뛰놀고 모래밭에도 사람들이 가득하여, 폭양과 싸우는 것은 장쾌하였나이다. 열대지방의 토인들과 같이 검은 나체인들이 인어처럼 다니는 것은 별천지에 온 것 같은 감을 줍니다.
나는 친구와 함께 해수욕도하고 보트도 탄 후에 조탕에 들어가 몸을 씻고는 호텔 식당에 가서 사이다니 맥주를 마시니, 더위와 피곤은 다 없어지고 멀리 푸른 하늘과 바다를 내다볼 때 오직 상쾌할 뿐이었나이다.
석양이 되니 붉은 해는 홍옥(紅玉)같이 되고 낙조 빗긴 해면(海面)은 금소반, 은쟁반처럼 번쩍입니다. 송도 뒤에 있는 청량산록별장들, 그 밑 초가들, 방갈로들, 천막촌들에서 각기 저녁 짓는 연기가 뭉게뭉게 일어나는 것도 빼놓기 아까운 경치외다.
여기서 2, 3주일 있다 가려하오니 어느 날 틈을 내서 오시기를 바라고 기다리겠나이다.
(학생서한집』, 1950.)
이 글은 1950년에 발표되었으나, 송도유원지가 본격적으로 개발된 1930년대 후반에 쓴 것으로 짐작 된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16394967&memberNo=4226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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