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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배경문학,예술,문화

인천항 / 조병화

by 형과니 2026. 2. 14.

인천항 / 조병화

 

생활을 찾아 멀리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들은

'아세아' 또 하나 여기 종점이라오

낯 설은 방언끼리 주점에 앉아

정 없이 웃어가는

아영 여기 또 하나 방언지대라오

제멋에 지쳐 주점은 번성한다

뒤떨어진 세월 속에

모두들 대도시의 풍속을 자랑한다

거리마다 문화의 첨단을 걸어간다 한다

마구 멋들은 머리카락과 스카아트가

게으른 근육처럼 향수를 뿜는다

향수는 의무처럼 육지에서 왔다

바다로 밀려나온 풍토에 해풍이 해풍이 불어

해풍 속에 꿈틀거리는 미래 같은 것에

나는 방황하며

유리창 밖에 먼 등대 불을 쳐다본다

생활을 찾아 멀리 가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들은

'아세아' 또 하나 여기 종점이라오

아 영 여기 또 하나 방언지대라오

 

<조병화시집195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