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검사 1호 명장 송영배 씨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3-23 11:38:57
자기와 싸워낸 '한국 최고의 자동차 달인'
전문기능인 세상을 위해 … 자동차 검사 1호 명장 송영배 씨
26년간을 자동차 검사분야에 헌신하며 관련기술 개발은 물론 자기계발에 쉼 없었던 송영배 명장.
그를 만나기 위해 인천 송도 해안도로를 따라 교통안전공단 인천 자동차검사소를 찾았다. 도로에서 검사소로 이르는 길에는 정비공장들이 즐비했다. 검사소에 들어서는데 저만치서 환한 얼굴로 나서며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이가 있었다. ‘대한민국 자동차검사 제1호 명장’인 송영배(55. 인천 부평구 부평1동) 씨다.
“집이 너무 가난해서 고등학교도 못 마치고 71년 1월 해군에 지원 입대했어요. 거기서 10년 동안 함정 내연기관 정비를 배우다 야간학원을 다니며 자동차 정비를 배운 게 인연이 됐죠.”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상사로 해군본부 정비공장의 공장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역과 함께 81년 7월1일 교통안전공단 인천검사소에 입사해 지금까지 26년째 검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자동차 검사는 기술적으로 무한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규정이나 기존 방법대로만 하려고 하지요. 의지나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관련교육이나 교재가 전무한 상태이다 보니 연구 개발에 한계가 많습니다. 그래서 좀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했었지요.”
그는 그렇게 자신부터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마침 84년에 창원으로 발령이 나면서 창원기능대학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그의 나이 37세 늦깎이 대학생이 되어 현장에서 부족했던 학문적 이론을 공부한 것이다. 이후 송 씨는 자신이 터득한 노하우를 전국의 자동차 검사소 후배들에게 전수했다.
그러면서 2000년에 처음 명장에 도전했다. 그러나 고배를 마시고 2005년 6번째 도전 끝에 노동부로부터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검사 '명장' 칭호를 받았다. 송영배 명장은 세계 최초의 배출가스고장진단시스템 발명특허와 ‘신개념의 Probe’(고장 없고 수분흡입이 절대 적은 기술)의 실용신안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배출가스공학 관련서적 세권을 냈으며 이 같은 실력과 공로가 인정돼 지난해 10월 인천시민의 날에 산업발전부문에서 상공업상을 수상했다. 이보다 앞선 2002년에는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영배 씨가 개발해 특허를 낸 '신개념의 Probe'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가족의 도움은 절대적이었다.
“큰 아들은 외대를 나왔어요. 그래서 자동차 관련 외국서적들을 번역해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주곤하지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작은 아들은 현재 일본 도요다 자동차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남들이 꺼려하는 일인데 오히려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고마울 뿐입니다.”
그는 기능인들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를 안타까워했다. 특히 자동차검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잘못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지적해 주어야 하기에 그네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느낄 때면 마음이 가장 무겁다.
“명장이 됐지만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요. 아직은 우리나라가 기술자들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보니 명장이나 기능장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이 많지 않은 게 참 아쉽습니다. 기능인들이 제대로 대접받았으면 합니다."
지난달 7일부터 10일까지 이집트에서 20여명의 연수생이 인천검사소를 찾았다. 우리 나라가 50~60년대에 외국으로부터 기술연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지금은 우리가 개발도상국에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이때 이집트 연수생들에게 송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장강의를 실시했다. 연수생들은 강의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배우려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도전은 그칠 줄 모른다. 노동부가 매달 선정하는 ‘기능한국인'에 도전할 생각이다. 또한 일선 학교에서 후배들에게 현장경험을 살린 생생한 강의를 하고 싶다는 송영배 씨.
“대학 강의는 이론 위주여서 현장에서는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강의 따로, 현실 따로가 되는 것이지요. 학문과 현장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적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졸업과 동시에 바로 현장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명장이 되려면 산업현장 근무경력이 20년 이상이어야 하며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사회적·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야한다. 또 교재로 활용 가능한 서적을 내거나 강의 사례, 특허, 실용신안 등으로 튼튼한 기술적 배경이 증명되어야만 명장에 도전할 수 있다.
차량당 2분30초 동안 배출된 가스를 실린더에 담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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