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역사 머금은 '숨은 보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9 12:58:16
인천역사 머금은 '숨은 보배'
▶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수령 70년 정도로 보이는 플라타너스 나무.
/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
26일 낮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많은 사람들이 봄 나들이를 나와 이곳 저곳을 거닐고, 넓게 펼쳐진 인천항의 전경도 보면서 '공원 나들이'를 즐겼다.
인천의 대표적 공원으로 자리를 굳힌 자유공원의 상징물은 맥아더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자유공원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보배'가 있다. 국내 최고령으로 평가되는 플라타너스 나무다. 기념탑 쪽에도 있고, 광장 전망대 바로 밑에도 있다. 어른 4명 정도가 안아야 할 만큼 굵고, 높이도 30m는 훌쩍 넘을 것 같다. 이렇게 큰 플라타너스를 국내에선 보기 드물다고 한다.
자유공원은 유럽의 대표적 수종인 플라타너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1888년 서양인들이 유럽 등 세계 각국의 문화적 요소를 가미해 각국공원(자유공원)을 조성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일반적 공원수인 플라타너스를 이 곳에 심었다는 것이다. 인천의 랜드마크 구실을 했던 존스턴별장의 당시 사진에도 플라타너스는 등장한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역사성을 생각해서라도 정책 당국이 나서 보호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우 상지대 교수는 “현재 자유공원의 플라타너스는 수령이 70년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국공원 조성 당시에 심었던 원래의 플라타너스에서 전정방식으로 다시 심어 오늘에 이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공원에서 이렇게 크고 오래된 플라타너스는 아직 본 적이 없다”면서 “자유공원의 플라타너스는 매우 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그 역사성을 높이 평가했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조경담당 공무원들은 이 플라타너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60년 대 후반 인천지역 가로수 심기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질 때 바로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가지를 잘라 심었기 때문이다.
기념탑 주변에는 수령이 100년을 넘긴 '일본입갈나무'도 서 있다. 이 나무도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몰려 들면서 이 곳에 심었을 것이란 게 학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공원'이라는 자유공원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이들 나무와 관련한 어떠한 알림판도 세워져 있지 않다. 또 보호수로 지정돼 있지 않아 이들 나무는 언제든지 잘려 나갈 수도 있다. 인천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 정진오·schild@kyeongin.com
2006-03-27
[월요기획-인천 보호수는?] 천연기념물 5종
산림법에 근거해 보통 100년 이상된 나무 등 보호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수종에 대해 천연기념물과 기념물 보호수로 지정한다. 이런 국가적 보호수는 국내에 총 9천400여종, 인천은 모두 9종이다.
인천의 보호수 중 천연기념물은 5종, 기념물 4종이다. 천연기념물은 옹진 대청도 동백나무(66호)와 강화 갑곶리 탱자나무(78호), 강화 사기리 탱자나무(79호), 강화 서도면 은행나무(304호), 서구 신현동 회화나무(315호) 등이다. 기념물은 중구 운남동 용궁사 느티나무(2주), 계양구 계산동 은행나무, 강화 보문사 향나무, 남동구 장수동 은행나무 등. 또 강화와 옹진 지역 5곳의 소나무 군락이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또 각 군·구별로 117그루의 나무가 지방자치단체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강화가 72그루로 가장 많고, 옹진 15, 서구 14, 연수구 8, 남동구 5, 계양구 2, 남구 1그루 등이다.
그러나 역사 유적이 즐비한 중구에만 유독 보호수가 단 하나도 없다. 때문에 개항기 역사성을 담보하고 있는 자유공원의 플라타너스와 일본입갈나무 등을 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최초의 공원인 자유공원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나무들은 그 가치가 충분한 만큼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가 인천항 개항과 함께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 이를 확인하는 연구 작업이 필요한 상황.
인천시는 앞으로 보호수의 생육환경 여건 조성과 구전해 오는 전래문화 계승 차원에서 보호수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유공원의 플라타너스가 보호수적 가치가 충분한 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따라서 이 플라타너스에 대한 정확한 연대 측정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국에 산재해 있는 플라타너스와 자유공원의 것을 비교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유공원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가 자유공원(만국공원)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서도 이 지역 나무들에 대한 역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정진오·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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