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군도
인천의관광/인천의섬
2007-01-13 20:21:51
자연이 빚은 천혜의 절경
끝나지 않은 섬이야기 - 덕적군도
지난 7월 말, 8월 초 국내 10여개의 학계, 연구기관이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의 20여개의 유·무인도를 찾았다. 인천앞바다의 155개 유·무인도에 대한 생태적, 경관적 특징을 연구해 보전·관리 방안을 세우기 위한 첫 단추였다.
탐사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 기관은 육상식물, 저서동물, 해양식물, 지형지질경관, 육상식생, 조류, 수산, 곤충 등이다.
이번 연구 사업은 인천시가 주관했으며, 서해연안환경연구센터가 용역 총괄 연구기관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7∼8월 두차례에 걸쳐 덕적군도 무인도를 중심으로 탐사를 진행했다.<지도 참조> ??
가도, 각흘도, 낭각흘도, 중통각흘도, 멍에섬, 관도, 광대도, 닭도, 오도, 대령도, 소령도, 가덕도, 목덕도, 지구, 장구도, 벌섬, 토끼섬. 이름도 낯설고 어렵다.
하지만 그들은 선단여, 곰바위의 전설을 듣고 보았다. 또 서해 바다의 제왕 ‘가무우지’가 그들과 같이 동행했다. 이번 탐사에서 천연기념물급 기괴 암석과 최초로 남방계 식물이 잇따라 발견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덕적군도 무인도 이야기.
‘바다의 별’, 덕적도의 수 십여개의 무인도를 일컬는 말이다. 바다위에 섬이 떠 있는 형상이 아니라 검푸른 하늘에 별이 떠 있는 모습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덕적도 바다 색깔은 푸르지 못해 검은빛을 띄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덕적군도의 모습은 검푸른 하늘에서 빛나는 별의 모습이다.
덕적도, 굴업도, 문갑도, 선갑도, 백아도, 서해 연안의 끝 외로운 울도가 3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무인도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굴업도의 선단여, 바다 거북 가족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광대도, 닭섬의 촛대바위, 가도의 주상절리, 소가도의 곰바위 등 무인도 천혜비경.
그 천연의 관광자원이 서해 연안에 있다. 그 중에서도 ‘선단여’를 으뜸으로 친다. 덕적도에서 뱃길로 30여분. 굴업도 앞 바다 한가운데 바위 3개가 치솟아 있다.
‘마귀할멈바위’, ‘처녀바위’, ‘총각바위’다. 이 3개의 바위를 통틀어 ‘선단여’라고 마을 주민들은 부른다.
선단여에 얼킨 이야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이런 전설이 이어져 내려온다. 옛날 옛적에 백아도에 노부부와 어린 남매가 같이 살고 있었다. 노부부가 죽고 어린 남매만 살고 있던 중 어린 여동생을 마귀할범이 외딴섬으로 데리고 갔다. 어느덧 청년, 처녀로 자란 이들이 다시 재회했다.
이들은 첫눈에 반했고 마귀할범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하늘도 막을 수 밖에 없는 남매 사이.
마귀할범이 이들을 발견해 죽이려는 순간, 하늘이 노해 바다위로 번개, 천둥이 내리쳤다.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이들 모두 죽고 말았다. 이들이 죽은 자리에 바위 3개가 불쑥 솟아 올랐다. 이것이 ‘선단여’의 전설이다.
옹진군에서 가장 큰 산을 가지고 있는 선갑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참 재미있다.1950년대 미군 극동군사령부 주한연락처 8240부대가 국제첩보원 훈련장으로 선갑도를 선택했다.
이들 부대는 막사를 짓고 각종 군사 훈련장을 세우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던 중 큰 구렁이를 만났다. 이때 부대장을 맡고 있던 한 미군대위가 그 구렁이를 권총으로 쏴 버렸다.
그날밤 이었다. 낮에 죽인 것 만큼 큰 구렁이가 그 미군대위를 공격했고 결국 그 대위는 구렁이 똘똘 말려 죽고 말았다.
선갑도는 뱀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명 ‘땅꾼’으로 불리는 뱀잡이들이 이 무인도를 찾아 뱀을 마구잡이로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선갑도는 인천시 중구 실미도와 문갑도와 더불어 북파공작원 훈련 장소로 활용됐던 곳이다. 북파공작원들을 마주친 덕적도, 문갑도 주민들은 아직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
▲남방계 식물 북한계지가 바뀌고 있다.
8월12일 오후, 작은 통통배 선상에서 점심을 마치고 마지막 탐사지인 인천시 옹진군 납도(남섬)로 향한 20여명의 탐사단. 납도에 내린 연구 조사팀은 험난한 바위에 올랐고, 따가운 풀 숲을 헤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장 그들을 괴롭힌 것은 구름 한점없이 내리쬐는 따가운 태양이었다. 위험한 절벽을 타고 풀 숲을 헤매는 무인도 탐사가 4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납도는 장구도와 지도 사이에 있는 조그만한 섬이다. 이런 무인도에 ‘천연기념물급’ 붉가시나무가 자생하고 있었다.
납도의 붉가시나무의 발견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속식물연구소 송홍선 소장이 남방계 식물인 후박나무를 찾아 나섰다.
울도와 지도의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통해 납도에 후박나무처럼 생긴 고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송 소장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어렵게 찾아온 서해 연안 도서였다. 송 소장은 작은 고기배를 빌려 납도로 향했다. 납도에 도착한 그는 150여년된 늘푸른 넓은잎나무와 마주친다. 하지만 그가 찼던 후박나무는 아니고 붉가시나무였다. 후박나무보다 더 의미있는 발견이었다.
사실 후박나무는 간헐적으로 서해연안 자생이 보고돼 왔기 때문이다. 납도의 붉가시나무 발견은 신문은 물론 방송에 대서 특필됐다. 붉가시나무 자생지가 내륙과 해안을 통틀어 전남 어청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불가시나무’가 5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 그 당시 언론과 인천시, 환경부는 호들갑을 떨며 천연기념물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슬그머니 후속 보호대책은 없어졌다. 낚시꾼과 인근 주민이 땔감으로 그 나무를 베어버려도 할 말이 없다.
붉가시나무에 필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남방계 식물이 서해의 작은 무인도 벌섬 탐사에서 발견됐다.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입구에 자생하는 송악에 버금가는 송악이었다.
벌섬은 3개의 작은 바위섬으로 이뤄졌다. 가장 남쪽은 상벌섬, 중간은 벌섬이었다. 3개의 섬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벌섬은 아직 이름조차 없는 곳이다. 이번에 발견된 송악 덩굴은 5∼6개가 였고, 둘레는 20cm정도다.
이와 함께 백아도와 장구도 사이에 위치한 광대도에서 참식나무가 발견됐다. 지난 2002년 울도에서 ‘참식나무’가 발견된 이우 4년만에 다시 참나무과인 참식나무가 확인했다.
이밖에 덕적군도 무인도에서 최근 소사나무 군락지, 동백나무, 실걸이나무, 가침박달나무, 송악, 붉가시나무 등 남방계식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들 남방계 식물의 북한계지 지도를 다시 써야할 것이다./글-노형래기자 사진-박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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