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여는 악기전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5-16 14:50:53
미추홀 - 서울서 여는 악기전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빗방울이 바위를 뚫듯, 만사는 그렇게 쉼없는 작은 노력들이 쌓여 이루어지는 것 같다. 1980년대 말, 인천일보 편집국 안에서 논의되어 지상을 통해 처음으로 제기했던 '인천국제악기전'이 올해로 벌써 3회가 된다니 하는 말이다.
1973년 삼익악기, 1979년 영창악기가 터를 잡은 이후 인천이 악기 제조의 메카로 급부상해 오늘날 국내 악기업체의 50%를 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전시회의 개최 당위성과 전망을 밝게 비춰주는 서포트 라이트로 보였다.
그런데 본보 보도에 의하면,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문 전시장이 없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홀에서 연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바이어와 업체들의 항의 때문이라고는 하나 별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이유다.
지역 고유의 산업 축제를 지역과 지역민을 떠나 오로지 바이어와 업체의 편의만을 위해 타지에서 열겠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장삿속이라고만 친다면 그만이겠지만, 축제(祝祭)란 본래 그런 게 아니다.
시민의 혈세로 이루어지는 악기전의 바람직한 모습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역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을 통해 지역적 자긍심을 지니고, 나아가서는 이들 악기를 통해 예술적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데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당장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대회, 2014년에 대망의 아시안 게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큰 국제 대회를 앞두고 예행 연습은 못할망정, 그 노하우와 경제적 파급 효과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꼴이 못내 아쉽다. 도대체 '인천국제악기전'의 영어 명칭을 'Music Korea 2007'이라며 의도적으로 '인천(Incheon)'을 실종시켰다니 말이 되는가?/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