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우성의 미추홀

송도유원지 

by 형과니 2023. 4. 9.

송도유원지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5-16 14:52:03

 

송도유원지 

 

 

"사계절 종합 휴양지로 알려진 송도유원지는 196441일 개장하여 지금은 해수욕장, 담수풀장, 눈썰매장, 보트장, 놀이 기구장, 자연 학습 체험장, 운동장 등이 있으며 국내 유일의 취사가 가능한 야영지, 야유회, 소풍지로 많이 이용됩니다."

 

유원지 측이 자사 홈 페이지에 실린 안내문의 한 토막이다. 그러나 그 밖의 이용 안내, 놀이 시설, 이벤트 행사란을 클릭해 보았지만 찾아볼 수 없었다. 홈 페이지만 보면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지 어떤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허술했다.

 

이 유원지는 회사 측 설명과는 달리 1936년 일제에 의해서 탄생됐다. 광복 후 최초로 나온 1973년판 '인천시사'"일제가 월미도유원지를 국방 요새화하기 위해 새로이 개발한 것으로 해수욕장, 어린이 놀이터, 호텔 등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 때 유원지의 이름도 정해졌는데 지금 들어도 이상하다. 인천 어느 곳에도 '송도'(松島)란 섬이 없는데. 유원지만 '소나무 섬'(松島)이라고 붙였기 때문이다. 일제는 인천의 고유한 땅이름 대신 '송도정'(松島町)이란 언어의 말뚝을 깊이 박아놓았던 것이다.

 

그들은 청일, 노일전쟁에서 소위 전승을 거둔 군함의 이름을 따서 인천의 정명(町名·오늘의 洞名)을 붙이는 고약한 짓을 자행했다. 송도정(松島町), 천대전정(千代田町), 낭속정(浪速町), 운양정(雲揚町) 등이 그같은 예이다. 그걸 유원지회사가 차용했던 것인데, '송도'가 오늘날 신도시의 이름으로 부활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쨌거나 일제가 만들었던 '유원지'(遊園地)'란 개념의 공간이 최첨단 '영화 테마 파크'로 바뀐다는 보도이다. 관광자원이 절대 부족한 인천광역시로서는 낭보(朗報)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일의 선후와 시비를 잘 가려 특정 기업에 특혜를 베풀었다는 논란만은 피해야겠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조우성의 미추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개의 표지석   (0) 2023.04.09
중구와 한진  (0) 2023.04.09
서울서 여는 악기전  (0) 2023.04.09
미추홀 - 후불제(後拂制)  (0) 2023.04.09
재산환수  (0) 202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