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표지석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5-31 22:39:50
미추홀 - 두 개의 표지석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125년 전 오늘, 조선과 미국은 인천 제물포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었다. 조선의 전권대신 신헌과 미국의 전권대사 슈펠트 제독이 양국을 대표해 서명함으로써 조선은 서구 나라와 최초로 조약을 맺었다는 기록을 역사에 남겼다.
그러나 그 체결지가 어디인지는 그동안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었다. 조선 대표들이 영국, 독일과 조약을 체결했던 현장 삽화이나 사진은 남아 있어도 미국과의 체결 관련 자료는 아직 발견된 게 없어 연구자들은 이를 궁금해 했다.
재작년, 이의 단서라도 찾을까 싶어 필자는 1800년대의 자료가 마이크로 필름으로 잘 보관돼 있다는 미 콜럼비아대 도서관에 가 본 일이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 장소나 모습을 알 만한 자료가 없어 기사 몇 건만을 복사해 돌아왔다.그런데 이상한 일이 인천에 벌어졌다. 1982년 인천시가 화도진 공원에 '조미통상조약체결 기념 표지석'을 세운 바 있었는데 그와 똑같은 내용의 표지석을 인천시와 인천향우회가 공동으로 2006년 1월 파라다이스 호텔 내에 세운 것이다.
향토사가 최성연 선생이 생전에 조약 체결지가 화도진이었다고 역저 '개항과 양관 역정'에서 주장한 반면, 사학계의 소장학자들이 미국 측의 기록을 수집해 검토한 결과 현 파라다이스 호텔 자리가 맞는다고 해서 빚어진 결과였다.
그 시시비비를 가려 줄 학술연구회가 인천사연구소 주최로 어제 오후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렸다. '인천에서 체결된 근대 조약의 비교'와 '조미통상조약 체결 장소에 대한 일 검토'란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같은 고구와 천착들이 향토사 연구의 수준을 한 단계 업 그레이드시켜 주었다는 평이었다. 지속적인 연구와 성과를 기대한다./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