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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먼지도시  

by 형과니 2023. 4. 20.

먼지도시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1-28 18:09:38

 

먼지도시

  

미추홀

 

국립환경연구원이 최근 2006년도 연평균 미세(微細)먼지 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대구를 제외한 인천,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7대 도시의 대기 질이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인천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2년전 인천은 617대 도시 중 최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더 나빠져 68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타시의 오염도를 보면, 서울 60, 부산 59, 대구 54, 광주 55, 대전 49, 울산 52이었다. 우울한 수치다.

 

광복 후 이주민의 꾸준한 유입도 이 같은 결과를 빚게 한 이유 가운데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발전소, 쓰레기장, 각종 공해시설을 힘없는 인천에 집중화시킨 역대 정부의 잘못된 수도권 정책에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거기에 항구 도시 특성상 부둣가의 하역 먼지도 부옇게 떠다니고 여름철이면 원목이 썩는 냄새인지 공단 어디에선가 화공 약품이 유출되어 그런 건지 악취에 코를 움켜쥐고 다녀야 했던 것이 인천의 서글픈 정경이었다.

 

그러고 보면 지리적 조건이나 역사적 배경 등이 인천과 유사해 종종 비교되는 일본 요코하마의 쾌적한 주거지나 문화적 친수 공간 '미나토미라이'를 생각하면서 '삶의 질' 운운하는 것이 구차한 희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고하신 한 원로가 생전에 어느 모임에서 "평생 나는 먼지만 먹고 살아왔다"고 쓸쓸히 회고하셨던 일이 떠오른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났지만 인천은 아직 홍진(紅塵)에 묻혀 있다고 새삼 경계해 준 게 국립환경연구원이다. 세상에! 먼지 없는 하늘 아래 살고 싶다는 게 그리도 사치스런 꿈이더란 말인가?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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