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화물차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2-16 14:14:44
도심 화물차
65년 후면, 2073년이다. 현 기성세대는 물론 사후(死後)다. 그 때 이 나라 이 겨레가 어떻게 변모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때 바닥난다는 석유 문제를 걱정하는 게 인간적 도리인 것 같다.
더구나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가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세계 5위라는 뭔가 잘못돼도 한참 빗나간 현실을 고려하면, 65년 뒤의 우리 후손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 혹독하게 대재앙을 겪을 것이라 여겨진다.
태양열, 풍력, 수소, 메탄올 옥수수 부문에서 경천동지할 발전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문명의 존립 자체가 난망이겠지만 지금 할 일은 석유 소비량을 최대한으로 줄여나가는 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G7의 일원인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 지난 5년간 꾸준하게 그 소비를 감소시켜 왔고 세 나라가 차의 크기를 서로 견주며 위세를 부리는 천민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자전거 애호국'이라는 점은 주목된다.
그를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최근 프랑스 파리시가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를 공짜로 탈 수 있는 '대혁명'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통오달로 뚫린 자전거 도로를 따라 노소가 씽씽 달릴 모습은 상상만도 즐겁다.
반면에 인천시는 도심 한 복판을 '자전거' 대신 '대형 화물차'에 내주기 위해 배다리에 산업도로를 뚫는 '혁명'을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동시대를 사는데, 나라에 따라 이리 다를 수가 있을까 절로 한숨이 나온다. 동구청(東區廳)이 거리에 내건 '도심 통과 대형화물차 무기한 단속'이란 현수막이 처량하기만 하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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