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천 항 - 최 승렬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인 천 항 - 최 승렬
고달픈 항해에 지친
아메리카 상선이
떠났던 여인처럼 돌아와 한숨을 쉬면
갈매기 비둘기처럼 띄워서
출영의 메시지를 보내는 월미도 그늘
인천이여
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해후
부푸는 바다의 가슴위에
뿌려지는 장밋빛 로맨티시즘으로
숨결은
태평양이 고여 와 일렁이는
더운 조수
벗은 태양이
테이프처럼 나부껴 출렁댄다.
그리하여 항구여
너는 필경 바다를 술처럼 들이킨 보헤미안의
기항지.
흘러온 사람들이 모여서
향수를 병처럼 앓고
미운 사람들끼리라도
헤어지는 슬픔을 가르치는
에미보다 자비론
뉘우침의 부두를 지녀
신포동 근처를 서성이자면
아무렇게나 모여온 충청도하며 황해도
한국사투리들이
생활을 오징어처럼 짓씹으며
몸을 사리어 떠나갈 자세더라
인천이여
손수건을 흔드는 것은 너의 버릇이더냐...
꿈먹은 넋들이 푸른 깃폭을 달고
해원(海原)에 펄럭이는 출범의 고동이
사랑보다 억세게 핏줄을 흔드는구나
그렇다 부두에 눈이 펄펄 내리면
테이프 하나 없이라도 너는
이별이 하고 싶은게다.
'경기예총.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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