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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과옛적의 인천이야기

자월도 - 벼락바위와 부사암

by 형과니 2023. 3. 10.

자월도 - 벼락바위와 부사암

인천의관광/인천의전설

 

2007-01-16 08:25:17

 

벼락바위와 부사암

 

자월도에는 벼락바위가 있는데 그곳에는 어느 아름다운 열녀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먼 옛날 젊은 부부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하여 자월도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그들은 이 섬에서 고기도 잡고 아이도 낳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부부는 마을 끝 푸른 바닷가 탁 트인 곳에 집을 지으려 했다.

 

 

그런데 그날 밤 그들 부부의 꿈에 큰 구렁이가 연기를 뿜으며 나타나

 

이곳에 집을 지으면 자손에게 해로울 것이다.”

 

꿈에서 깨어난 부부는 구렁이 말이 신경이 쓰였지만 전망이 좋은 집터를 포기하지 않고 집을 짓기로 했다. 그 후에 젊은 부부는 아들을 낳았다. 그 아들이 장성할 무렵 남편이 죽고 아들과 홀어머니가 외롭게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심한 태풍이 몰아쳤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어서 언제나 날씨는 예기치 못하게 시시각각 변했다. 바람이 몹시 불고 바닷물이 거세게 출렁이며 지붕이 들썩거리고 집밖에 있는 물건들이 바람에 날아다녔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 다음날, 아들은 고기를 잡으러 배가 있는 해변으로 갔다가 아름다운 여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실신해 있는 여인을 업고 자기 집으로 왔다. 며칠간 사경을 헤매다가 여인이 깨어났다. 여인은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딱한 사정을 젊은 어부와 그의 홀어머니께 얘기했다.

 

저는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아버님께서는 병에 걸려 거동도 못하고 어머니는 품팔이로 살림을 꾸려 가고 있으나 워낙 식구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운 생활이었습니다. 어느 날 동네 주모가 저희 집에 오더니 영흥도에 있는 어느 부잣집 아들이 병에 걸려서 얼마 후 죽을 목숨인데, 그 아들과 혼인할 처녀를 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대신 사례를 후하게 쳐서 준다기에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 희생을 각오하고 영흥도로 가던 길에 죽을 고비를 만난 것입니다.”

 

여인은 배를 타고 영흥도로 가는 도중 태풍을 만나 바다에 표류하여 자월도 해변에 닿은 것이었다. 여인이 말하기를 자기는 이미 한 번 죽은 목숨이니 목숨을 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자신이 이 집에서 집안 일을 돕겠다고 했다. 젊은 어부는 여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있으라고 하고 그 어머니도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두 남녀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서로 호감을 갖게 되었다. 더구나 홀어머니도 여인의 행동거지나 살림하는 솜씨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젊은 어부는 여인에게 청혼을 했고 이 여인도 젊은이가 착하고 성실한 것을 알고 청혼을 승낙했다. 비록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아들 부부는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 마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들 부부도 겁이 나긴 했지만 고기를 잡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바다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고기를 잡으러 나간 남편도 밤새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그 부인은 바위에 올라가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은 몇 날이 지나도록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울다가 바위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다.

 

며느리가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날 밤에 갑자기 벼락이 옆의 바위에 떨어졌다. 그곳에 가 보니 바다에 나갔던 남편이 구렁이에게 물린 채 죽어 있었고 커다란 구렁이가 바위에 깔려 있었다. 그리하여 그 후로 이 바위를 벼락바위라 부르고, 며느리가 떨어진 바위를 부사암(婦死岩, 며느리가 죽은 바위)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