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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앗 뜨거워 비조봉

by 형과니 2023. 4. 25.

앗 뜨거워 비조봉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05-01 19:16:31


 

앗 뜨거워 비조봉


면적 20㎢의 섬이면서 덕적도는 비교적 산세가 높다. 해발 312m의 국수봉(國壽峯)을 비롯하여 북리에서 연결되는 비조봉(飛鳥峯), 운주봉(雲柱峯) 등이 해수욕장 마을 서포리를 둘러싸고 있다.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형국이어서 서포2리의 회룡(回龍)골이라는 마을 이름을 낳았다.


지난 20일밤 산불을 낸 높이 292m의 비조봉은 덕적도 서남쪽에 위치하면서 국수봉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섬 두번째의 높은 산인 만큼 주변이 가장 잘 바라보이는 봉우리요, 섬의 유일한 전망대 역할을 하는 산이기도 하다. 바다 멀리에서 바라보기에 봉우리가 뾰죽하여 마치 새가 날개치며 날아가는 모습이어서 그렇게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덕적 제1산 국수봉 정상에는 하늘에 제사했다는 제천단이 있다. 전설에는 옛날 소정방이 주둔하고 있으면서 쌓았다고 하며, 임경업장군이 이곳을 지나면서 국수봉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 진시황이 보낸 동남동녀가 이곳에서 영약을 발견했다고도 전한다. 임장군의 이야기는 서해의 섬들에 분포하며, 중국과 관련한 전설은 지난 날의 사대주의 잔재가 아닌가 여겨진다.


아무튼 비조봉, 운주봉, 망재 등으로 이어진 이들 산줄기는 울창한 소나무숲과 기암괴석의 절벽과 계곡, 그리고 시냇물소리가 그치지 않아 내륙지방의 심산계곡으로 착각케 한다. 가히 덕적팔경에 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므로 근래 여름 바캉스철이면 해수욕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산줄기까지 파고들어 오히려 더럽힐 우려도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의 산불 역시 등산객의 부주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그 때문이다.


외국의 산불은 자연적이 많으나 우리나라는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실화가 대부분이다. 산불에 대한 대응도 문제점이다. 원시적인 진화도 그렇고, 인력과 장비도 열악하다. 이번처럼 도서에서의 경우는 특히 심각하다. 꺼진 불이 되살아나 거의 하룻동안에 임야 15만㎥를 태웠다고 한다.


본지 22일자 1면의 사진기사는 과연 이효석의 ‘산불’ 중 “백일홍 같이 새빨간 불꽃이 어둠 속에 가깝게 솟아 올랐다”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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