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대명포구 어시장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8-06-08 00:31:11
김포 대명포구 어시장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내외면 닿을 수 있는 겨울 대명포구는 낭만과 활력이 넘친다. 인근에는 국방유적지인 덕포진과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피난길에 오른 왕과 신하들을 위해 물길을 안내하다 오해로 목숨을 잃은 뱃사공 손돌의 사연의 깃든 손돌묘도 둘러볼 수 있어 드라이브와 답사기행을 겸한 당일 가족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 대명포구
강물 같은 염하(鹽河)를 사이에 두고 강화도와 마주 보고 있는 대명포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삶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어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확히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에는 포구와 함께 김포 앞바다에서 바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어판장이 오래전부터 형성돼 있다.
밀물시간 대명포구는 잡은 물고기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들과 상인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하늘에선 만선의 깃발을 꽂고 바다에서 포구로 향하는 배를 따라 멀리 날아 온 갈매기들이 낮게 날며 “끼룩 끼룩” 잡아온 고기들의 하역을 재촉한다.
포구 바로 옆 길게 늘어선 어판장 광주리에는 포구에서 실어 나른 펄펄 뛰는 숭어와 삼세기, 주꾸미, 망둥이 등의 싱싱한 횟감용 활어들이 그득히 담겨 있고 어시장 풍물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판장을 벗어나면 자기 소유의 고깃배 이름을 상호로 내건 20여 곳의 횟집이 저마다 계절의 독특한 별미를 맛보기 위해 겨울 포구를 찾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 삼식이
# 겨울 대명포구의 별미
겨울철 대명포구의 별미는 쫄깃쫄깃 살이 차진 참숭어 회다.
매년 이맘 때면 김포 앞바다에는 한강과 임진강에서 겨울을 나려는 숭어들이 몰려든다.
김포 앞바다는 강화도와 김포평야 사이에 끼인 좁은 해협으로, 갯벌이 발달해 먹잇감이 풍부해 월동기 숭어를 위한 최적의 자연조건이 만들어진다.
이때 잡은 숭어는 적당히 기름기가 올라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쫄깃해 대명포구에서는 이를 참숭어라고 한다.
여름에서 잡히는 개숭어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대명포구 사람들은 `봄 도다리', `가을 전어'에 `겨울 참숭어'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참숭어는 어획량에 따라 다르지만 1㎏에 1만 원 남짓할 정도로 저렴하다.
흔히 맛보기 어려운 덜 자란 숭어새끼 `동어'도 대명포구에서 맛볼 수 있는 겨울 별미이다.
동어는 석쇠에 올려놓고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구워 김치와 함께 먹는 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보다 조금 커 한 입에 쏙 들어오고 내장까지 모두 먹는다.
아귀보다 더 못난 삼세기(일명 : 삼숙이)도 참숭어 못지않은 대명포구의 별미다.
삼세기는 머리는 울퉁불퉁하고 겉모양은 쑤기미와 비슷하지만 등지느러미 가시가 강하지 않고 독이 없다.
▲ 어판장
동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볼락 새끼와 같은 다른 어류의 새끼들을 잡아먹는 삼세기는 회나 탕으로 먹는데, 회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해 우럭과 광어보다 더 높게 평가받는다.
겨울 바닷바람에 언 몸을 녹여주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삼세기 매운탕도 회맛 못지않다.
겨울 주꾸미도 미식가의 입맛을 당기기에 충분하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으면 오징어보다 쫄깃하고 낙지보다도 연한 살맛이 입안에 붙는다. 머리도 통째로 먹는데 먹물은 혈액순환과 눈에 좋다는 얘기도 있다.
1㎏에 10~15마리 정도인데 가격은 1만 원선으로 3~4인 가족이 먹기에 충분하다.
포구 주민들은 대명포구 어판장에서 판매하는 횟감은 100% 자연산이라며 당일 잡은 물량을 팔기 때문에 신선도도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가격도 선주들이 직접 어판장을 운영하고 있어 저렴하다.
# 볼거리도 다양
▲ 덕포진에서바라본초지대교와강화
대명포구를 돌아본 뒤 다시 들어온 방향으로 나가 대명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가 좌측으로 600여m 가면 덕포진이 있다.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은 서해로부터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의 천혜 군사 요충지로, 임진왜란의 쓰라린 체험을 겪은 조선 선조 때 처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후 덕포진은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 당시 조선 수군 300여 명이 프랑스와 미군에 맞서 치열한 포격전을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발굴 당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한 전시관을 둘러본 뒤, 계단을 올라서면 강물처럼 흐르는 염하와 강화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옆으로는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묘가 있다. 뱃사공 손돌은 고려 고종이 원나라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떠나는 피난길을 안내하다 왕과 신하를 태운 배가 염하의 거센 물살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자 신하들이 손돌이 왕을 죽이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그를 칼로 내리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쓰러진 손돌은 마지막으로 표주박을 물에 띄우며 “이 바가지를 따라가면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그의 말대로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한 왕은 뒤늦게 자신이 경솔했음을 깨닫고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손돌의 주검을 걷어 이곳에 묘를 세웠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 덕포진
그 뒤로 덕포진 앞의 좁은 물목을 `손돌목'이라 불리게 됐고 손돌이 죽은 10월 20일께마다 어김없이 큰 바람이 불어 지금도 이를 `손돌바람'이라 부른다.
대명포구는 일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김포 인근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수도권 서북부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에서 역사 유적지 답사와 서해의 해산물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또, 김포시가 올해 대명포구 앞바다에 45만3천748㎡ 규모의 함상공원을 개장해 덕포진과 애기봉을 연계, 관광자원화할 계획이어서 이곳 상인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명함상공원은 한국전쟁에 투입됐던 퇴역군함을 진해에서 서해바다를 통해 예인해 인공암벽과 체험, 전시 및 영상실 등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 마음마저 포근해지는 온천
바닷가 겨울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곳도 있다.
대명포구 맞은편 약암온천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는 홍염천탕이 있다.
이 온천수는 400m 지하의 암반에서 끌어올린 해수인데, 철분과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밖으로 나온 지 10분쯤 지나면 색깔이 붉게 변한다. 그래서 홍염천(紅鹽泉)이다.
강화도령이었던 조선 철종 임금도 이 지역을 행차하던 중에 눈병이 나자 이 물로 눈을 씻었더니 눈병이 나았다고 전해지며, 그 뒤로 `약암'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 찾아가는 길
최근 일산대교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어렵지 않게 대명포구를 찾아갈 수 있다.
올림픽대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김포 제방도로를 따라가다가 김포시 양촌면의 누산삼거리에서 352번 지방도를 타고 양촌면, 대곶면 소재지를 거쳐 직진하면 바로 대명포구 입구에 당도하게 된다.
일산대교를 이용하면 김포방향으로 건너와 우리병원을 지나 걸포 나들목에서 국도 48호선으로 진입해 초지대교 방향의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권용국 ykkw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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