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관문교

남동관문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6-06 10:03:25

 

8차선 도로위 육교 … 사방이 훤히 보여

 

꼭데기에 올라서면 적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사방이 다 보인다. 이곳에선 아무리 교묘하게 숨어있어도 '내가 보이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나를 가리고 있는 기둥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위치를 금방 들키고 만다. 나를 쫓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적도 내 눈에 노출돼 있고 서로 두뇌 싸움이 오간다.

 

인천 남동구 '남동관문교'는 육중한 몸을 하고 8차선 도로위에 서 있다. 지난 1995년에 만들어진 관문교는 강을 지나는 다리가 아니라 횡단보도 대신 설치된 육교다.

 

남동관문교는 양 방향으로만 건널 수 있는 '一'자 모양이 아니다. 사거리를 한 번에 건널 수 있도록 '十'자 형으로 돼 있다.

 

육교로 올라오는 길은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 돼 있어 자전거나 휠체어, 노약자들도 이동하기 쉽다. 육교 폭은 오토바이 한 대 이상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넓어진다. 시작 부분은 2~2.5m 정도이고 위 쪽은 1m 정도 넓다. 바닥은 폴리우레탄으로 돼 있다.

 

또 안전을 위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약간 흔들린다. 육교 위 가로 세로 3m가 넘는 넓은 공간 덕분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도 몸을 부딪힐 일은 없다.

 

육교 바로 아래 신호등이 달려있어 신호 대기 차량이 발 밑에 선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과 육교 위에서 그를 바라보는 이가 서로 교차되면서 눈빛 교환을 하는 장면을 만들어도 좋을 위치다. 또 육교에서 차 안에 있는 이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스릴러물에서 범인과 경찰, 혹은 적과 적이 얼굴을 확인하는 모습도 그릴 수 있다.

 

▲위치:남동구 인주로를 따라 인천대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다보면 남동구청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 남동관문교가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