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 하늬바닷가 감람석 포획 현무암
인천의관광/인천의섬
2008-06-09 08:39:44
이우평의 인천기행
백령 하늬바닷가 감람석 포획 현무암
한반도의 대표적인 신생대 화산암 분포지역으로는 백두산 일대를 비롯하여 제주도, 울릉도, 독도, 그리고 철원~평강, 신계~곡산에 해당되는 추가령 열곡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10억 년 이상의 나이(상원계 중기)를 먹은 남한에서 오래된 땅덩어리 가운데 일부에 속하는 서해 최북단 고도(孤島)인 백령도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현무암이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지질학을 전공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렇게 많지 않다.
백령면 소재지가 위치한 진촌리에서 북동방향으로 약 1.5㎞ 정도 떨어진 바닷가가 있는데, 예부터 서풍이 강하게 부는 바닷가라고 하여 백령도 사람들은 이곳을 하늬바다라고 부른다. 이곳 하늬바다에 발을 딛고 서면 바로 앞 바다에 천연기념물 제331호(물범)로 지정된 물범의 서식지인 물범바위가 있으며, 북한 땅 장산곶과 백령도의 중간쯤 북서쪽 약 7~8㎞ 떨어진 해역에서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효녀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보인다.
백령 면사무소를 뒤로 돌아 바다 쪽으로 이어진 구릉지대를 지나 곧장 내려가면 하늬바다에 도착한다. 해안에 내려서면 곧바로 마치 벌레를 먹은 돌 마냥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린 시커먼 현무암들이 절벽을 이루며 해안선을 따라 북서 방향으로 줄곧 이어진다. 하늬바다 일대에서 발견되는 현무암 속에는 국내 다른 현무암지역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황금색의 암석인 감람석이 곳곳에 박혀 있어 지질학계의 관심을 끈다. 감람석(橄欖石) 포획(捕獲) 현무암이라 부르는 이 암석은 지구의 맨틀을 구성하고 있던 물질이 화산분출과 함께 포획암으로 산출된 것으로 지구내부의 맨틀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하늬바다 현무암의 절대연령 측정결과, 신생대 제3기 말인 약 460만 년 전에 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늬바다 해안의 현무암층에 나타나는 켜의 발달로 보아 약 6회 이상 용암이 흐른 것으로 보이며, 분출한 용암류의 두께는 최대 10m 정도로 관찰된다.
현무암층 내에는 평균 20㎝ 되는 원형 내지 각력질(角礫質)의 황갈색을 띤 포획암들이 박혀있다. 황갈색 암편은 감람석 포획암으로 마그네슘, 철, 규산염으로 이루어진 광물의 하나이다. 감람석은 지구의 암석권인 지각하부에 위치한 맨틀을 구성하는 주된 물질로 지표상에서는 그 존재를 찾아보기 어려운 암석이다. 이 암석은 1천500℃의 고열에서도 잘 녹지 않는다.
이와 같이 지하 깊은 곳에 있던 감람석이 현무암에 포획될 수 있었던 것은 지하 수십 ㎞ 깊이의 고온 고압을 가지는 맨틀상부에 암석 상태로 있던 감람석의 일부를 현무암질 마그마가 상승하며 마치 수제비를 뜨듯이 떼어내어 함께 상승, 분출했기 때문이다.
맨틀을 구성하고 있던 물질이 포획암으로 산출되는 경우, 이런 포획암은 맨틀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지질학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 백령도에 감람석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지질학자들이 이 감람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모두 이 때문이다.
현무암 내에 박혀 있는 감람석 포획암은 제주도, 울릉도, 충북 보은의 조곡리 등에서 소량으로 산출되고 있을 뿐 백령도 하늬바다에서와 같이 다량으로 산출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이러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백령도 진촌리 감람암 포획 현무암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393호(백령도진촌리의 감람암포획현무암분포지)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방향별·세기별 바람 이름 다양
바람은 공기의 상대적인 움직임으로 공기의 수평이동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오는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그 바람의 이름이 제각기 다르다. 고기잡이를 주업으로 하는 뱃사람들에게 바람은 생존과도 직결되는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다. 뱃사람들 사이에 주고받는 말들 가운데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높하늬, 된새, 갈마, 샛마, 된마 등의 말은 바람이름을 뜻한다고 한다.
동쪽에서 부는 바람인 동풍은 ‘샛바람’이라 한다. ‘새’는 ‘날이 새다’ 또는 ‘동(東)트다’라는 의미로 날이 새는 동쪽, 즉 해가 뜨는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 하여 ‘샛바람’이라 한다.
서쪽에서 부는 서풍은 ‘하늬바람’이라 한다. ‘하늬’는 ‘하늘(天)’에서 온 말로 대국으로 여긴 중국이 위치한 서쪽에서 부는 바람이라하여 ‘하늬바람’이라 했다고 한다. 한편 서풍을 ‘갈바람’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가을(秋)의 고어인 ‘가슬’에서 기인한 것이라 한다.
남쪽에서 부는 남풍은 ‘마파람(맞바람)’이라 한다. ‘마’는 ‘마주하다’ 또는 ‘맞장구’의 의미로 앞(前)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이는 우리나라 가옥의 구조가 대부분 남향인 데에 기인한 것으로, 그 맞은편에서 부는 바람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는 속담 또한 앞자리에서 행해지는 빠른 동작을 일컫는 말로 ‘앞(前)’을 뜻하고 있다.
겨울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인 북풍은 ‘높바람’이라 한다. ‘높’은 높은 데에서 부는 바람이라 하여 ‘높바람’이라 일컫게 되었다. 또한 남향집의집 뒤쪽인 북쪽의 높은 데에서 부는 바람이라 하여 ‘뒷바람’이라고도 한다.
새, 하늬(갈), 마, 뒤(높)가 동서남북을 지칭하는 고유어라는 사실을 알면 8방위상의 바람이름 또한 쉽게 알 수 있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때 이른 더위를 몰고 오는 북동풍을 ‘높새바람’이라고 하는데, 이는 북풍(높바람)과 동풍(샛바람)의 중간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런 방식으로 북서풍은 ‘높하늬’, 남서풍은 ‘갈마’, 남동풍은 ‘샛마’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바람의 방향이 아닌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바람이름도 각기 다른데, 가장 약한 실바람에서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센바람, 왕바람, 그리고 가장 강한 싹쓸바람까지 바람의 종류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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