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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들의 생각

이젠 송도(松島)를 버리자

by 형과니 2023. 5. 11.

이젠 송도(松島)를 버리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7-27 11:43:39

 

이젠 송도(松島)를 버리자

지용호 공존회의 사무처장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松島)국제도시는 소나무도 없고 섬도 아닌 갯벌을 매립해 만들어 나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 도시다. 일본정부가 중학교 교육 지침용으로 사용할 새 학습 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에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는 내용을 명기해 총 칼 없는 선전포고를 한 가운데 이제 우리도 송도라는 지명의 사용에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학자 간에 약간의 견해차는 있지만 예전부터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독도를 다케시마(竹島) 또는 마쓰시마(松島)로 불러왔다. 그들은 남의 나라 땅이며 실제로 돌덩이에 불과한 독도에 대해 별관심이 없었기에 이렇게 저렇게 사용했던 것이다.

 

우리의 역사에서 지금의 개성으로 불리워지는 고려시대의 수도 송도(松都)는 중세 극동지역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를 이루었다. 고려의 수도이며 상업, 문화의 중심지로서 전성기 인구가 70만여 명에 가옥 13만 호의 대도시였음에 반해 조선왕조의 수도인 한양이 가장 번성했다는 1835년의 인구가 20만여 명에 가옥 45천 호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 당시 송도가 얼마나 융성했던 대도시였던가를 알 수 있다.

 

마쓰시마라 불리우는 일본지명의 한자표기인 송도(松島)는 일본 삼경의 하나로 일본 미야기현 중부 센다이에 산재된 섬들을 총칭해 일컫는 말로. 대한민국비평가협회 회장을 지내셨던 인천출신 김양수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일본의 옛 시인 바쇼가 아아, 송도여, 송도여!”라고 시를 읊었다 해서 그 유명세를 더했다고 한다.

 

인천에 송도란 지명이 유래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이다. 일본인들이 수인선 철도를 부설해 내륙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질 좋은 경기미(京畿米)를 인천항을 통해 수탈할 무렵 서울 및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포화 상태에 이른 월미도유원지를 대신해 수인선 출발지점 근처에 유원지를 꾸민 것이 지금의 송도유원지다. 이곳은 백제가 중국과 교역을 위해 드나들던 지금의 능허대 해안 부근에 위치한다. 아울러 이때 송도역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경치 좋은 곳을 자신들의 명소 이름을 따 송도라 붙이고 다녔다. 현재 송도란 이름은 부산, 인천, 포항, 진해, 목포, 여수 등 전국적으로 50여 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광복 이후 여러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송도란 명칭은 송도유원지란 이름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더니 이제는 국가의 정책 선도 사업이고 명품도시의 대명사로 송도국제도시라고 명명하고 있다. 나아가 인천시는 신도시의 법정동 명칭을 송도동으로 확정해 쓰여지게 하고 있다. 일면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관습적 통상적으로 쓰여져 왔던 지명을 우리의 어두운 과거사를 들추어 바로잡기 힘들었던 것 또한 이해된다.

 

그러나 오랜 일제식민지배의 산물인 송도를 세계적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신도시의 지명으로 쓰기엔 안 될 일이다. 분명 잘못된 역사는 청산해야 하고 지역 전문가 및 원로들에게 자문을 구해 새로운 지명을 구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나아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일제의 왜곡된 지명을 바로잡는 것이 민족정기를 일깨우고 후대에도 모범이 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