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 민승기
仁川愛/인천의 인물
2008-08-25 00:51:11
한글서예로 '쉽게 다가서기'
쉬운 글로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
궁체와 서간체를 결합한 한글 서체 '우보체((牛步體)'를 창안해 한글 서예계의 독특한 서풍을 이끌어오며 수많은 서예 애호가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우보 민승기의 40년 필력이 깃든 작품이 특별 전시된다.
인천문화재단이 오는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여는 '우보 민승기 기증작품 특별전'에서 민승기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보 민승기가 작품 187점을 인천문화재단에 기증해, 우보 민승기의 아름다운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우보 민승기가 창안한 우보체는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에 여유를 안겨주는 서체로 평가받는다. 작품의 내용도 어렵지 않은 글로 구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서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전시에는 편안하고 대중적이며 독특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흘림체 작품인 <만남>, <나옹선사 시 청산은>, 한글과 한문이 혼용돼 양서체가 수려하게 조화된 <삼무사(三無私)>, <아름다운 만남>, <일일신> 등 서예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우보 민승기의 작품 80여점을 만나 볼 수 있다.
한글 서예작품으로는 판본체, 정자체, 흘림체, 절충체 등의 각종 서체 작품들과, 한문 서예작품으로는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금석문, 갑골문에 이르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우보 민승기는 1980년대 중반 한문과 한글을 혼용한 작품을 처음 발표해 서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서예가이다.
단정하고 예쁜 기존 서풍에서 벗어나 파격적이고 힘찬 글씨체를 선보인 그는 기존의 궁체에 서간체를 결합한 한글 우보체를 창안해 한글 서예계의 독특한 서풍을 이끌어왔다. 032-455-7132
/조혁신기자 blog.itimes.co.kr/mrpen
우보 민승기 작품
우보 민승기, 1944 ~ 2008. 12. 10
우보 선생은 4년전 악성종양 판정을 받은 뒤 강원도 평창군 산골마을에서 요양을 해오다 이날 끝내 숨을 거뒀다. 우보 선생은 투병 중에도 매달 한 차례 우보서예연구실을 방문해 제자를 지도하고, 30년가량 써온 자신의 서예작품과 스승 정재흥 선생 등에게 물려받은 작품 200여점을 인천문화재단에 기증하는 등 후학 양성에 힘써 왔다.
우보 선생은 지난 1944년 인천 중구 용동에서 태어나 인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배운 뒤 서예가 송석 정재흥 선생을 사사하면서 서예가의 길을 걸었다. 우보 선생은 반듯하게 써내려온 궁체에 서간체를 결합한 한글 '우보체'를 창안해 서단의 주목을 받았다.
우보 민승기 작품세계
1980년대 중반 한문과 한글을 혼용한 작품을 처음 발표해 서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서예가다. 우보 선생의 한글 서예 중 판본체는 심산유곡에서 세월과 물의 흐름에 의해 깎이고 다듬어진 조약돌처럼 유려하면서도 단단하며 정갈하고 장중하다. <사랑초>, <내 마음>, <그네>, <나그네>, <과수원길>, <비목>, <봄처녀>, <네 가슴에> 등 일군의 판본체 작품들을 대면하고 있자면 한무더기 조약돌 같다는 생각밖에는 달리 떠오르는 형상을 찾을 수 없다. 크고 작은, 모양도 비뚤비뚤 불규칙한 돌멩이들를 상상해 보라.
판본체 작품들도 초기작과 이후 작품에서 조형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같은 구별은 사실 무의미하다. 무위자연의 힘에 의해 탄생된 돌멩이들이 그 모양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억지로 이를 구별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 말이다. 우보의 판본체는 이후 자유분방한 흘림체 작품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박병천 경인교대 명예교수는 우보의 작품 <서시>, <복종>, <진달래꽃> 등에서 "들쭉날쭉 조화롭게 배자하여 문자 간의 연결성을 나타내어 흘림체로 쓴 점이 돋보인다"고 평하고 있다.
이 같은 평에 대해 기자는 달리 토를 달 능력이 없지만, 기자가 '마음의 눈'으로 직감적으로 받아들이는 바로는 '문자 간의 연결성'이라는 것은 바로 독특한 공간감과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각적인 공간감과 촉각적인 공간감, 시각과 촉각이 어우러진 입체감이 글자와 글자 사이에 긴장의 끈을 당기고 있다. 건방지게 '마음의 눈'까지 들먹이며 우보 선생의 특별전을 본 느낌을 전했는데, 비단 기자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우보 선생의 작품을 대면한다면 '마음의 눈'이 열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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