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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 흔적 끌려 100년 옛터에 공정무역 카페 열어

by 형과니 2023. 5. 30.

개항기 흔적 끌려 100년 옛터에 공정무역 카페 열어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9-07-12 22:22:57

 

홍예문 길이 좋다면 향긋한 커피 때문

개항기 흔적 끌려 100년 옛터에 공정무역 카페 열어

 

 

그 여자가 이사를 오기 전만 해도 이곳에 커피집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일본집을 인수해 수리를 하면서 월세가 빠지는 깔끔한 다가구로 올려도 되련만 인천 근대역사를 고스란히 갖춘 집터를 살려내기로 한 것은 그녀의 전공이 한 몫 했으리라. 역사학!

 

그리곤 인천항이 한 눈에 들어온 그 집 2층에서 커피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커피집 이름도 'history'. 개항기 역사를 가르치다 그 매력에 푹 빠져 송진희(46) 씨의 현재 직업은 커피집 history 주인이 됐다. 카페를 내기 전에는 인천시근대문화유산해설가로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인천역사를 강의했다. 또 동인천 일대와 자유공원 등지에 나아가 인천역사에 대한 안내를 맡기도 했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던가. 자꾸 다니고 역사문화를 직접 접하다보니 그만 이사를 해버리고 말았다.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 예쁜데다 곳곳에 그녀가 전공했던 지난 역사의 한 페이지들이 발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자유공원 일대에 더욱 이끌린 이유는 송 씨와 그의 남편이 여기서 자라며 학교를 다닌 곳이 어서다. 잠시 서구에 살기도 했지만 주말이면 이곳에 나와 가족들과 산책도 하고 공원에 오르면서 구옥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에 시선을 아끼지 않았다.

 

이 집을 계약하자 주위에선 그 낡고 쓰러져갈 것 같은 구옥을 왜 사느냐, 살기 편해야지 산꼭대기에 일본집을 사서 어찌하겠다는 건가, 후회할 것이다 라며 주변에서 말렸어요. 그런데 그냥 이 집이 좋더라고요.”

 

집수리를 하면서 그의 머리엔 홍예문을 건너 인천항을 시원스레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하면 참 좋겠다!’생각이 맴돌았다. 아들도 지방에 내려가 식구가 없는데 옳다 싶었다. 향긋한 동티모르커피를 대접하는 마음도 향기로울까?

 

그녀가 카페를 내기로 결심한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리스타과정 등록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인천YMCA 시민대상 커피 만들기교실. 부지런한 성격 탓에 바리스타과정 창업 1호인 그녀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공정무역의 취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역사학도였기 때문이리라.

 

 

홍예문 일대를 사랑했지만 커피집을 내는 과정은 너무 어렵고 까다로워 그를 힘들게 했다. 주택가에 영업집으로 신고하는 절차에서 이렇게 인허가 과정이 힘들 줄은 처음 알았다. 그래서 누가 창업한다면 자신 있게 조언할 정도라고.

 

히스토리는 아담한 일본집을 그대로 두고 리모델링을 했다. 꽃과 자연소재를 사용하고 마당에 100넘은 자두나무도 그대로 두어 역사를 잇고자 했다. ‘, 온도, 압력. 다시 물, 온도, 압력으로 숙련을 거듭해 내오는 이곳의 히스토리 커피. 히스토리를 들르는 손님들에게 내놓은 향긋한 커피는 동티모르산 단품종만 사용한다. 시중의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산 품종을 볶아 보았지만 맛이 강하고 구수한 것은 동티모르산을 따르지 못했다. 물론 가격도 저렴했다.

 

히스토리는 홍예문을 건너 인성여고가 보이는 언덕길 좌측에 담 아래로 맘껏 늘어뜨린 긴 넝쿨나무가 바람에 살랑살랑 손짓하는 집이다. 홍예문을 지날 때면 한 번 들러보시라. 향긋한 동티모르 착한 커피 한 잔 드시면서 인천을 만나보시라. [출처 : 인천인터넷뉴스 작성자:김 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