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달동네 추억 여행하기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9-07-12 22:41:33
타임머신 타고 달동네 추억 여행하기
6,70년대 서민들의 삶 이야기…수도국산박물관 보수 후 재개관
점점 더 편한 것을 찾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바쁜 세상에 아주 가끔씩은 옛날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6,70년대의 생활상을 둘러보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송현시장을 알리는 입구 아치를 지나 동네 야산을 오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400여 미터를 오르면 언덕 끄트머리에서 배의 형상을 한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송림산(松林山) 또는 만수산(萬壽山)으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에 배수지를 설치하면서 ‘수도국산’(水道局山) 으로 불리게 되었고 6.25전쟁 이후에는 피난민과 산업화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인천의 전형적인 달동네가 되었다고 한다.
개발 바람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도국산 달동네 터에 근현대생활사 전문박물관으로 2005년 10월에 문을 연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최근 한 달 간의 보수를 거쳐 지난달 중순에 다시 개관했다.
입구를 알리는 푯말을 따라 들어가 수도국산과 달동네의 유래와 역사를 보면서 본격적인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하면 된다. 검은 교복과 모자, 11시 45분에 멈춰 버린 괘종시계가 맨 먼저 방문객을 반긴다. 넝마주이, 뻥튀기 아저씨, 연탄가게와 솜틀집을 차례로 지나면 귀에 익은 옛 가요가 흘러나오는 대지이발관을 만나게 된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과거의 생활 모습을 축소시켜 밀랍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다는데 그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케 한다.
달동네 상점에서는 어린 시절에 먹었었던 쫀드기와 같은 소위 불량식품들과 그 당시의 생필품들을 볼 수 있다. 벽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반공방첩 표어와 쥐잡기, 혼·분식 장려 포스터는 아련하게 옛 생각이 나게 한다. 여느 집에나 있었던 가족사진이 빽빽이 들어 차있는 낡은 액자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처마 밑의 제비집. 어두운 좁은 골목길을 비추던 보안등은 일터에서 밤늦게 돌아오는 달동네 사람들을 지켜주는 친구였으리라.
찌그러진 양은솥과 연탄아궁이, 벽지 대신 오래된 신문으로 도배된 벽, 대나무로 엮어 만든 키와 쌀을 일던 조리, 두툼한 나무로 만든 쌀뒤주, 요강 등 등 옛 추억을 떠올리는 물건을 보면서 잠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타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박물관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체험 공간에서 물지게 져보기, 옛날 교복 입어보기, 연탄 갈기등 작은 재미를 느껴볼 수도 있다. 기념품 판매소 안에 마련된 만화책도 한 권 읽어 보고 기념 스탬프 찍는 것도 잊지 말길. 거기서 만난 옛날 수동식 전화기와 못난이 삼형제, 천장에 매달린 아톰 인형이 또한 반갑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인천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상 장미정원에 올라 보자. 눈앞에 펼쳐진 지금의 모습도 두 눈에 담고 나면 주변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특권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어린이 놀이터와 쉼터, 간이 운동기구들이 갖춰져 있어서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또한 박물관 주변에는 인천문화재자료 제23호로 지정된 ‘송현저수지제수변실’이 1908년에 지어진 이래 100년 이라는 역사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윤백량(萬潤百凉-백 번이 흐르면 만 번이 빛난다)이라고 새겨진 원통형 콘크리트 건물인 제수변실은 배수관의 단수와 유압을 조절하는 제수 밸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인천지역 상수도 급수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 옆으로는 송현배수지 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배수지 위에 만들어진 인라인 스케이트장은 일품이다. 무더운 한여름인데도 그 주변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서 혹은 여럿이서 걷기도 하고 그늘에 앉아서 한숨 돌리시는 어르신도 보인다. 이곳에서는 아주머니들의 수다마저도 정겹게 느껴진다.
애틋한 그리움에 무작정 찾아 나섰던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옛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지는 않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옛 것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과거 없는 현재가 없듯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면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한다.
“옛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새삼 유난히 마음에 와 닿는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770-6131~2)
남궁련 객원기자 reony0212@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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