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미.청량산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7-01-28 01:13:46
인천 월미.청량산
인천에는 크고 높은 산이 별로 없다. 그 중에서도 월미산과 청량산은 등산화를 신지 않아도 될 만큼 산세가 크고 높지 않다. 하지만 두 산 모두 ‘넓다’.
월미산과 청량산 모두 1시간도 채 않되는, 산행이라 부르기에 부끄러울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산’이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50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월미산이나 꾸준히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는 청량산, 두 산 모두 정상에 오르면 바다가 보인다.
지척에 바다를 두고 있는 월미산과 청량산에 서면 인천의 미래가 펼쳐져 있다. 또한 인천의 현재와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넓다고 한 이유다.
월미산과 청량산은 많은 점에서 닮았다.
우선 높지 않아 부담을 주지 않는 산이다. 산에 오르는 일이 ‘산책’에 가까워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동삼아 나온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넉넉잡아 1시간이면 오르고 내리는 게 가능한데다, 교통편이 좋은 편이어서 월미산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주변 직장인들의 산책 코스로도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유모차를 끌고 오를 수 있는 곳이니 산세를 상상할 수 있을 터. 산길을 오른다기보다 신작로를 걷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도 월미산의 생태를 알 수 있는 생태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매월 넷째주 토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태계 관찰학습이 열린다.
청량산은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기도 하다. 공사 중인 시립박물관 뒷편에서 연수성당으로 이어진 산길이 가장 긴 데, 역시 1시간이면 족하다. 계단이 많은게 흠이라면 흠일까. 완만한 능선을 따라 열심히 땀을 내다보면 어느새 이웃과 마주치게 된다. 범바위 약수터나 포망골 약수터, 뱀사골 약수터 등이 조성돼 있고, 중간 중간 의자와 정자 등 쉼터가 마련돼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기에 그만이다. 운동시설도 여러곳에 있다.
월미산과 청량산 모두 정상에 서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꽤 좋기로 소문나 있다. 두 산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월미산은 월미도에 가려 존재 가치가 드러나지 않았던 곳이다. 적어도 지난 2001년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전까지만해도 그랬다. 군사시설로 묶여있던 지난 50년간 월미산은 철조망에 막혀 오르지 못했던 산이었다. 지금도 산이라고 부르기 보다 공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월미산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근대사의 격랑이 소용돌이 치던 바다다. 1883년 제물포 개항을 앞두고 밀려든 이양선이 파도를 이뤘다. 1894년 청·일전쟁과 1904년 러·일전쟁이 벌어진 곳이 바로 이 바다요, 1950년 9월 인천상륙잔전 때 집중 포화를 맞은 곳도 월미산이다.
월미산에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인천항이다. 개항의 상징이며, 인천 경제의 맥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월미산에 들어선 유리전망대에 오르면, 담장에 막혀 출입이 불가능한 인천항의 모든 것을 내려다 볼 수 있다. 특히 야간에는 전망대 안에서 밖으로 빛을 발산할 수 있는 특수조명장치가 설치돼 새로운 볼거리로 등장했다.
일제강점기 조탕과 극장으로 유명했던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예나 지금이나 월미도는 시민들의 위락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월미산과 달리, 청량산에 오르면 인천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좌측 송도국제도시부터 우로 넓게 펼쳐진 바다에서는 각종 공사가 한창이다. 대형 화물선도 중간 중간 바다에 떠 있다. 산에 오르니 인천이 바다를 낀 해양도시란게 실감난다. 산 아래 육지쪽에는 송도유원지를 비롯해 바다를 매운 땅도 넓게 보인다. 길게 늘어선 해안도로가 시원하게 달리고 있다. 정상부근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기고 했지만 여기저기 앉을 만한 곳이 많아 인천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에 적당하다.
월미산과 청량산의 또다른 닮은 꼴은 박물관에서 찾을 수 있다.
청량산 바로 아래에는 인천시립박물관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내년 상반기에 재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라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쉽다. 대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역사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해 본다.
월미산 주변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말 전망대 개장과 함께 각종 시설이 함께 들어섰다. 전망대 주변 2천여 평에 잔디공원과 야외무대 등이 조성됐고, 과거 군부대 주둔 당시 군사훈련장이었던 점을 되살려 군견 조각상도 설치됐다. 인천시는 이 일대에 2008년까지 전통정원과 월미행궁, 군사훈련 체험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근대기, 아픈 이민의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이민사 박물관이 옛 군부대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월미도 갑문지구에는 해양과학관 건립 계획도 잡혀 있다. 몇년 뒤 월미산과 주변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월미산과 청량산 주변에는 또한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있어 주말 꼼꼼히 계획을 세워 나선다면 훌륭한 나들이가 될 듯 싶다. /글·사진=김주희기자
'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의 포구기행-만석.화수.북성포구를 찾아서 (1) | 2023.03.17 |
---|---|
인천의 진산 문학산 (0) | 2023.03.14 |
인천자유공원 나들이 (0) | 2023.03.14 |
김포 대명포구 (1) | 2023.03.14 |
`영상미'가득한 인천 (0) | 2023.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