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봉도
인천의관광/인천의섬
2012-03-04 17:23:22
그 섬에 가고 싶다.
교통물류연구실 석종수 연구위원
인천 연안부두 여객 터미널에서 쾌속선인 파라다이스호에 오른 지 한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승봉도 선착장에서 처음 만난 것들은 민박집들의 소형 승합차량들이었다. 대중교통이 없는 승봉도에서는 선착장과 민박집을 오가는데 소형 승합차나 트럭을 이용해야 한다.
물론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승차정원을 훨씬 넘는 사람들이 짐들과 뒤섞여 한 5분 동안 달려야 하는 색다른 체험을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紫月面)에 속한 섬으로 면적이 2.22㎢에 불과한 섬으로 섬 둘
레가 9.5k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다.
걸어서 섬 전체를 둘러보는데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니 산책을 하기에도 적당한 섬인듯하다.
370여년 전에 신씨와 황씨라는 두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다가 풍랑을 만나 이곳에 정착하면서 이들
의 성을 따서 처음에는 신황도라고 하였는데, 그 후 이곳의 지형이 봉황의 하늘을 나는 모양을 닮
았다고 하여 지금의 명칭인 승봉도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승봉도의 지형
전체적으로 구릉의 기복이 많으나 중앙부는 분지가 발달하여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선착장
뒤편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의 남쪽 백사장 뒤편에서 북동쪽으로 수령 20~30년의
곰솔이 우거져 있다.
승봉도에는 이일레라는 이름이 붙은 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의 길이가 약 1.3km이고, 폭은 약 40m정도 되는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서해의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썰물때에도 갯벌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단단하고 고운 모래사장 뒤로 울창한 해송 숲이 펼쳐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참 좋았다.
해수욕장외에도 승봉도에는 볼 것들이 몇 더 있었다. 승봉도의 해안선은 나름대로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다.
섬 남동쪽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부두치는 돌과 모래, 조개껍질이 섞인 조그마한 돌섬처럼 보이는데, 물이 들어오면 섬처럼 보이다가 썰물 때면 모래톱으로 연결되는 삼각형의 독특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이밖에도 부두 끝 소리개산 밑에 있는 촛대바위와 남대문처럼 생겨서 이름 붙은 남대문바위 등이 볼 만한 구경거리다.
작은 벗너머 해안전경
섬에는 콘도미니엄 하나와 다수의 민박집들이 있어 잠자리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민박집들은 대체로 최근에 새롭게 단장한 모습들로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민박집들 중에는 최신식 원룸형으로 꾸며놓은 집들도 많았지만, 옛날 가옥을 그대로 개조해서 사용하는 집들도 많았다.
승봉도 민박집
승봉도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가는 방법과 대부도에서 가는 방법 두가지가 있다. 연안부두에서는 자월도 가는 배편을 이용하면 자월도를 경유하여 승봉도에 닿는다. 여름 휴가철에는 하루 4편 이상 운행을 하지만, 비수기에는 하루 2편 운행한다. 쾌속선을 이용하여 1시간 정도면 승봉도에 도착하지만, 가는 동안 바다 풍경을 구경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일반 여객선을 이용하면 2시간 이상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어 좋다.
섬에는 채송화와 봉숭아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어서 동요 "꽃밭에서"가 저절로 흥얼거려지기도 했다. 그 외에 많은 꽃들이 피어 있어 승봉도가 더 아름답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외지로 나갔던 사람들이 많이 귀향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승봉도에는 폐가가 많아서 우리나라 농어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차 막히는 고속도로를 달려 동해안으로, 남해안으로 가는 휴가도 좋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섬으로 배를 타고 가는 여유 있는 휴가도 나름대로 재미있고 낭만적인 듯하다.
인천에는 많은 섬들이 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 많은 섬들에 대한 관광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자월면사무소 홈페이지에는 면 내 섬들에 대한 관광 안내가 전혀 없었고, 옹진군청 홈페이지에서도 기본적인 정보 외에는 너무 정보가 없었다. 무한한 관광자원인 인천의 섬들을 좀 더 잘 포장해서 알리는 것이 필요한 듯하다. 물론 부족한 정보 덕분에 조용하게 휴가를 보내고 올 수 있어서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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