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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들의 생각

K팝 전용 공연장과 인천시의 뒷북 행정

by 형과니 2023. 6. 25.

K팝 전용 공연장과 인천시의 뒷북 행정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K팝 전용 공연장과 인천시의 뒷북 행정

20121008()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인천시가 K-Pop 전용 공연장 유치 경쟁에 뒤늦게 뛰어 들었다. 시는 지난달 28‘K-Pop 공연장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송도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시는 송도국제도시 23호 근린공원 447787중 약 20%89500를 무상 임대할 수 있고 이 곳이 현재 시 소유의 나대지인 만큼 신속한 행정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한류(韓流) 확산과 고부가 서비스산업의 전략적 육성 차원에서 전 세계 팬들을 국내로 끌어들일 K팝 전용 공연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2월 후보지 결정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K팝 전용 공연장 입지 선정 용역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마무리될 예정으로 시의 뒤늦은 의향서 제출은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에서 출발한 한류 열풍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비스트, 카라 등 아이돌 스타 중심의 K-POP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이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사이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조회 3억 건을 넘어 패러디 영상물이 봇물을 이루고 빌보드 차트 2주 연속 2위에 올라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대박을 쳤다. 이러한 한류 열풍의 메카가 될 국내 최초의 아레나형(중앙에 메인무대가 있는 원형공연장) K팝 전용 공연장을 유치한다면 수많은 국내외 팬들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당연히 지방자치단체들의 공연장 유치 열기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전국 16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도권 1곳 선정 의사를 밝혔고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류월드 등 3곳이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했다. 도봉구는 창동역 환승주차장 부지 333934천억 원을 들여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공연장을 건립키로 했다.

 

정부가 발표한 15천석 규모와 사업비 2천억 원(국고보조 250억 원, 민자 175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계획이다.

 

도봉구의 K팝 전용 공연장 유치 추진은 서울 동북4(도봉·노원·성북·강북구)발전협의회의 첫 번째 협력사례로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도봉구는 이미 지난 7월 관련 토론회를 열어 유치열기를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5일에는 동북4구협의회 명의로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아레나공연장건립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도봉구는 JYP, YG 등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회사와 KT를 비롯해 건설·투자기업 등 모두 13개사가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서울슈퍼아레나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정부의 입지 선정에서 탈락할 경우 자체 민간투자사업으로 K팝 공연장을 건립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강서구도 지난 8K팝 공연장 유치를 위해 서울시에 마곡지구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안을 제출하고 KBS비즈니스,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등과 아레나 공연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 역시 고양시 일산동구 한류월드 내 문화시설용지에 입지하면 한국관광공사의 한류 드라마촬영장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등 아레나 공연장 유치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가 갑자기 용역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덜렁 유치의향서를 전달하는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K-Pop 아레나 전용 공연장은 문화관광연구원의 용역결과가 나오면 서울연구원 및 한국개발연구원의 공공투자 적격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데 현재로서는 인천공항과 인접한 입지 조건 등 각종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천 유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처음부터 적극성을 갖고 대처했다면 K팝 전용 공연장 유치 가능성은 훨씬 높았을 것이다.

 

정부의 계획을 몰랐던 것인지, 알고도 별다른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 인천시의 뒷북 행정에 허탈감과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김영빈 정경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