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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국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 전시 오는 25일부터 열려

by 형과니 2024. 2. 20.

인천 영국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 전시 오는 25일부터 열려

 

인천투데이=인투아이(INTO-AI)·김도윤 기자│19세기말 개항 초기 인천의 생활과 재인천 영국영사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오는 25일부터 3월 30일까지 인천 중구에 소재한 인천관동갤러리(인천 중구 신포로31번길 38, 금토일 개관)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일본 나가사키 역사문화박물관이 보존해온 귀중한 사진과 영국 국립공문서관 발굴 자료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나가사키 역사문화박물관에서 보존돼 온 글래버 가문 사진 중 하나. (사진 나가사키 역사박물관)
 

 

 

40여년을 인천에서 거주한 '하나 글래버 베넷'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나가사키와 인천을 잇는 항로 개통되면서 하나 글래버 베넷은 인천 외국인거류지에 정착했다.

영국계 상인 토마스 글래버의 딸이자 일본 여성 아와지야 츠루의 자녀인 그녀는 홈링거상회 직원으로 근무하던 영국인 월터 베넷과 나가사키에서 결혼 후 인천으로 건너왔다.

 

이후 배우자인 월터 베넷이 영국 영사 대리직을 맡게 되면서 가족은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저택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다.

 

하나 글로벌 베넷의 묘지. (사진 나가사키 역사박물관)

 

그런데 한국이 해방된 후 나가사키시 향토사학자들의 오해로 글래버 저택이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로 잘못 알려졌고, 하나 글래버 베넷은 나비부인의 딸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

 

이 오해는 인천가족공원에 세워진 하나 글래버 베넷의 묘비 해설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묘비에는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소재와 무대가 되었던 나가사키의 무역상 글로버 집안의 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번 전시에는 인천 개항 초기의 외국인 거류지 생활, 그리고 검증이 안 된 채 ‘나비부인의 딸'이라는 오명을 받아왔던 하나 글래버의 삶의 진상 등을 담은 자료들이 처음 공개된다.

 

 

두 차례 개축된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 이야기

 

하나 글로벌 베넷의 묘지. (사진 나가사키 역사박물관)

 

 

인청항 개항 직후의 초대 영국영사관 건물(1884~1897)은 나가사키 우메가자키에 있던 요정 ‘로얄 오크’를 1884년 인천으로 이전해 건축한 것이다.

 

영국의 작가이자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비숍 버드는 '조선기행'(1898)에서 이 영국영사관을 객실도 없는 비좁은 건물로 묘사했다. 

 

2대 영국영사관 건물(1897~1915)은 단층 'ㄴ'자 모양으로 남쪽에 베란다가 있다. 동쪽에 사무실, 남쪽엔 침실 두 개, 북쪽에 부엌과 하인방이 있다.

 

경술국치 이후 각국조계가 폐지되면서 1915년 영국영사관이 폐쇄됐고 영사는 이곳을 떠났다. 그 후 주인을 잃은 영사관 건물에 베넷 일가가 이사왔다.

 

3대 영국영사관(1915~1950)은 'ㄷ'자 모양인 단층 벽돌로 된 건물로 남쪽에 베란다가 있다. 별채로 마구간과 경비실이 있다. 대문에서부터 손님과 가족을 위한 길, 영사관 직원을 위한 길, 하인을 위한 길 등 세 개의 길이 나있다.

 

2대 영국영사관(좌)과 3대 영국영사관(우) 도면. (사진 나가사키 역사박물관)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교 지역과학연구소가 주최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14장의 패널과 영국영사관 건축 모형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패널에는 나가사키 역사문화박물관이 소장 중인 귀중한 사진들, 미국이나 영국 등지의 공문서관, 자료실의 자료 등을 철저히 조사해 밝혀낸 내용이 공개된다.

 

전시와 함께 나가사키 연구자의 발표도 진행된다. 브라이언 바크-가프니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교 명예교수는 하나 글래버 베넷의 일생을 주제로 2월 25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온라인 발표를 진행한다. 

 

3월30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글래버 가문 앨범을 통해서 본 인천 영국영사관을 주제로 야마다 유카리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교 공학부 교수가 발표를 진행한다.

 

전시 관련 상세내용은 인천관동갤러리 032-766-8660 또는 gwandong14@gmail.com으로 문의하면 된다. 

 

장미꽃 가득한 베란다에서 베넷과 두 딸이 웃고 있다. 1917년경. (사진 나가사키 역사박물관)

 

 김도윤 기자 incheontodaykd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