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천의문화/인천의 공연,전시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작고 위대한 개인의 역사 展

by 형과니 2025. 9. 10.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작고 위대한 개인의 역사

글 | 김정아 (사진가, 시와예술 대표)

아카이브는 자기 성찰과 증언의 도구로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실천입니다.


또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묻고 자기 삶을 해석하는 주체가 되는 경험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남겨지거나 지워진, 기억의 불균형 속에서 사회와 개인이 무엇을 기념하고 또 무엇을 잊으려 했는지 보게 됩니다. 기록되지 못하고 사라진 흔적들도 새로운 의미를 품으며 돌아와, 잊힌 경험과 감정을 불러냅니다.

 

예술 사진이 한 작가의 시선과 표현을 전제로 하는 현재의 이야기라면, 아카이브 사진은 “이렇게 살아왔다”라는 시간의 증언입니다. 전자가 ‘지금-여기’를 형상화한다면, 후자는 ‘그때-거기’를 현재로 불러옵니다. 이 둘이 교차할 때, 사진은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는 통로가 됩니다.

 

아카이브가 예술적 맥락에서 읽힐 때, 예술은 기록의 무게를 품고 더욱 깊어지며, 아카이브는 예술적 해석 속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습니다. 이 교차는 사진이 기록이나 표현을 넘어 시간과 경험을 매개하는 더 넓은 힘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전시 제목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작고 위대한 개인의 역사>에서 “오래된 미래”라는 말은 겉보기엔 모순처럼 들리지만 지나간 흔적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 겹쳐지는 곳입니다.낡은 가족사진이나 지나간 풍경은, 사라졌다고 여겨진 삶의 방식과 가치를 현재로 불러오고, 매년 같은 자리에서 찍힌 사진, 반복된 장소의 기록은 시간의 중첩된 층위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오래된 사진 속 주목하지 않았던 표정이나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메시지로 드러나는 사진들은, 이미 있었으나 아직 경험하지 못한 시간입니다 따라서 오래된 미래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는 경험입니다. 과거의 흔적 속에서 닫히지 않은 가능성이 현재와 내일을 향해 되돌아오는 곳, 그것이 오래된 미래입니다.

 

참여 작가들은 일상과 기억, 가족사와 지역의 역사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진을 수집하고 정리해왔습니다. 각 작가들의 아카이브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김현관 — 장지문 위의 흑백 사진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의 여행을 글과 사진으로 차분히 아카이브 했다

 

조민지 — 37 Years, 37 Favorites
자신의 나이만큼 좋아하는 장면들을 모아 취향과 기록을 아카이브 했다.

 

박시원 — 준경이었던 곳
23년간 살던 집을 떠난 뒤, 자신을 길러낸 토양으로서의 집을 다양한 방식으로 아카이브 하고 성찰했다.

 

강은정 — 아빠의 청춘
젊은 시절 아빠의 사진을 모아 아카이브 하며, 더 이해하게 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성은 — 내가 사는 영종도
나고 자란 영종도의 풍경과 삶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아카이브 하고 담아냈다.

 

송인용 — 형제의 시절
아들들과 함께 성장해 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두 아들을 위한 사진을 아카이브 했다.

 

김에스라 — The Floating Answers
사라질지 모르는 것들에 대한 모호한 두려움 속에서 기록한 동네를 아카이브 했다.

 

안진형 — 숨, 눈
제주 마을에서 책임 없는 책임으로 맡게 된 강아지 숨이, 눈이와 교감한 사진을 아카이브 했다.

 

유지수 — 리코 오토 하프
선물 받은 카메라로 찍은 흔들리는 풍경 속, 삶의 틈과 가장자리를 포착한 사진을 아카이브 했다

 

최현건 — 존재와 삶
남겨진 가족사진을 아카이브 하며 생의 의미를 응시했다.

 

박소정 — 윤아의 시선
엄마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진을 아카이브 하고 진정한 공감의 의미를 사유했다.

 

김웅재 — 어머니의 스카치캔디
어머니와의 일상을 일기처럼 적어 내려간 사진과 글을 아카이브 했다.

 

야마다 다카코 — 디아스포라 in Incheon
이주민의 삶과 시간을 아카이브 하며, 인천의 풍경을 사색했다.

 

김미리 — 쇼와(昭和) 14년생 아버지 이야기
가족 앨범 사진을 아카이브 하며 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갔다.

 

참여 작가들의 기록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가 사진을 통해 “삶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작고 위대한 개인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공명 속에서 태어나며, 그것이 "오래된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될 것입니다.사진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 과정은 기록을 넘어 역사의 조각이 됩니다.

 

이번 전시가 끝난 뒤에도 각자의 삶에서 사진을 모으며, 존엄한 삶의 흔적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오래된 미래를 여는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하겠습니다.  2025. 9. 9



 

 
옛 흑백사진들에서
지나간 시간의 무게와 기억의 조각들이
담긴 것을 마주하였습니다.
칠순을 앞둔 지금,
이 사진들로 마련된 전시 공간은
내 삶의 추억과 감사를 나누는 자리이며,

그 기억 속에서 잠시 머물며
나와 가족의 작은 이야기를
되짚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곳에 서서,
그 조용한 울림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빛으로 번지길 바랍니다.


전시자 : 김현관

 

 

https://alzade57.tistory.com/3952

 

장지문 위의 흑백사진들 / 전시회 사진집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작고 위대한 개인의 역사 전시회전시회 사진집 / 장지문 위의 흑백사진들 인쇄전 마지막 작업 完 / 길위의 인문학 - 시와미술 아카이브

alzade5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