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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들의 생각

인천은 지구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by 형과니 2023. 3. 20.

인천은 지구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2-18 00:47:05

 

인천은 지구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박병상-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 소장

 

 

지구의 위기를 남은 시간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 종말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그 예로, 핵전쟁 위험을 상징한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핵물리학회는 1947년부터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여 지구 종말의 날 시각을 알리는데, 현재 자정 5분 전이다.

 

북한과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아 2분 앞당겼다는데, 1952년 미국과 소련에서 수소폭탄을 개발했을 때 2분 전이던 시계는 소련이 핵감축을 선언한 199117분 전이었다고 한다. 미국이 핵을 적극 폐기한다면 분침은 물론 시침까지 뒤로 돌아갈지 모르겠다.

 

1992년부터 가동하는 환경 위기 시계도 있다. 일본의 아사히 그라스 재단이 세계 90여 국가의 정부와 학계와 민간단체와 기업들의 의견을 취합해 인류 존속의 위기감을 해마다 표시한다.

 

지구 환경이 파멸되는 시각을 12시로 가정하는 시계는 6시부터 9시는 불안하고 9시부터 12까지를 매우 불안한 정도를 나타내는데, 현재 오후 9시라고 한다.

 

시계가 알리는 남은 시간은 체념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돌이킬 시간이 남았으니 한시바삐 위기에서 벗어나자는 독려일 것이다.

 

최근 지구 살릴 수 있는 기한 10년 남았다는 외신을 우리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발표된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의 보고서는 10년 이내에 온실가스 방출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로 버림받게 될 것으로 경고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연구를 담당한 전문가는 이산화탄소 배출 정점을 2015년까지 묶고, 해마다 3퍼센트 이상 배출량을 감소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를 영원히 막지 못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외신을 인용한 언론은 전한다.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해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일도 그에 못지 않다.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이산화탄소를 생체로 바꿔야 한다.

 

사람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정도만이 산림과 바다에 흡수되는 실정이므로 지구촌 곳곳에 나무를 심어 지구온난화를 억제해야 한다.

 

확장되는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한 도시나 공장지대에 나무를 심는 것도 매우 적절하다.

 

갯벌 매립 중지는 물론, 매립된 갯벌을 바다에 돌려주는 것도 훌륭한 대책이다. 이산화탄소 흡수는 갯벌이 가장 왕성한 까닭이다.

 

기상학자들이 올해 지구온난화를 특히 경고하는데, 한국은 대책에 몰라라한다고 언론은 적시한다.

 

온난화 정도가 타 지역에 비해 두 배나 높건만 화석연료를 줄이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발굴에 미온적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압축성장의 용광로인 인천의 상황은 어떤가.

 

갯벌 추가매립을 전제로 휘황찬란한 개발계획을 자랑하는 경제자유지역은 물론, 초호화빌딩으로 장식된 구도심재개발 계획은 지구온난화를 조금이라도 염두에 둔 것일까.

 

골프장이 녹지라고 주장하는 지도층의 기이한 풍토는 지역의 오랜 문화이자 역사인 진산(鎭山)에 대기업의 골프장을 비호하는 결과를 낳는데, 인천의 내일은 숨쉴만할까.

 

지구 생태계는 5차례 큰 멸종이 있었다. 가장 최근의 멸종은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으로, 당시 생존하던 생물종의 90퍼센트 이상이 1만년 안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한다.

 

거대한 운석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는 학자들은 현재 지구촌은 순전히 인간에 의한 환경변화로 50년 이내 생물종의 3분의1이 사라질 것으로 경고한다.

 

200년 후 사람인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한이 10년 남았다지만 지구 자체는 죽지 않는다.

 

급변할 환경에 적응할 수 없는 대부분의 개체와 생물종이 비참한 최후를 맞을지언정 지구는 6500만 년 전처럼 남은 생물들과 다음을 기약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그 말에 위안을 구할 수 없다.

 

지금은 홀로세. ‘홀로세 공룡은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파괴하는 인간이고, 파괴 정도는 인천이 가장 가혹하다.

 

골프장을 녹지라고 우기는 녹색 색안경을 벗고, 늦기 전에 내일을 위한 녹색정책을 펼쳐야 한다. 인천에 남은 시한은 더 짧을 공산이 높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