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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인천은 결코 변방이 아니었다

by 형과니 2023. 3. 24.

인천은 결코 변방이 아니었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02 09:13:45

 

인천은 결코 변방이 아니었다

 

우리 인식의 저변에 깔려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특히 문화적으로 인천서울이라는 중심의 주변부라는 자격지심. 이래저래 인천 문화예술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와 문화가 실종된 산업도시라는 낙인.

 

그러나 김소월, 김기림, 정지용, 이태준, 최인훈 등 우리 나라 문학사에 불멸의 족적을 남긴 시인과 소설가들이 인천을 무대로 한 무수한 작품을 남겼고 인천이라는 공간이 이들에게 예술적 자양분이 돼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 문학작품 속에서 인천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 것일까?

 

소설가 이원규는 학산문학’ 2006년 여름호 문학작품의 공간으로서의 인천이라는 짧은 글을 통해 적어도 우리 현대문학사에서 인천은 결코 변방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풍성한 시적 제재와 소설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문학의 주요 공간이었음을 되짚고 있다.

 

그는 광복 이전 및 이후의 인천 배경 시와 소설로 조금 광범위한 시간으로 나눠 인천을 시공간으로 하는 문학작품을 기술하고 있지만, 김소월부터 최인훈, 김윤식, 방현석 등의 1920년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문학에서 인천이 차지하고 있는 시공간적 위치를 살펴보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1920년대 인천은

이곳은 인천의 제물포 이름난 곳/부슬부슬 오는 비에 밤이 더디고/바닷바람이 춥기만 합니다///하이얗게 밀어드는 봄 밀물이/눈앞을 가로막고 흐느낄 뿐이에요.”라는 김소월의 이라는 시를 통해 서정과 낭만이 교차하는 곳으로 그려지고 있다.

 

1930년대에는 김기림이 길에서-제물포 풍경이라는 시를 통해 모더니스트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천항의 밤 풍경을 전하고 있으나 이후 인천은 전세계적인 사회주의적 경향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음이 흥미롭다.

 

이태준은 광복 직전인 1940문장지에 월미도를 배경으로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사이의 비정한 현실을 압축된 묘사와 대화로 처리한 소설 밤길을 발표했으며, 만석동의 동일방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최초의 노동문제 소설 강경애의 장편소설 인간문제도 인천이 당시 사회주의 이념의 중심이자 우리 역사의 주요 무대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현덕의 소설 남생이에서는 호두형으로 조그만 항구 한쪽 끝을 향해 머리를 틀고 앉은 언덕, 그 서남면 일대는 물미가 밋밋한 비탈을 감아 내리며, 거적문 토담집이 악착스럽게 닥지닥지 붙었다와 같이 현재의 자유공원 서쪽 비탈을 배경으로 당대 인천의 어두운 모습을 다루고 있다.

 

광복 이후에는 인천은 최인훈의 광장에서처럼 주인공 명준이 월북을 감행하는 이념의 탈출 통로로 그려지고 있다. 80년대에는 인천은 방현석의 내일을 여는 집과 같이 노동자들의 억눌린 삶과 희망, 투쟁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박팔양, 함세덕, 배인철, 박인환, 한하운, 김윤식, 조우성, 장석남, 황순원, 조세희, 오정희 등 시인 및 소설가들의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이 글을 쓴 이원규는 이미 1988문예중앙가을호에서 인천을 시공간으로 삼은 현대문학 작품을 개괄한 바 있고, 이후 몇몇 연구자들이 이를 심화시켜왔다. 따라서 이원규의 이 글은 일면 단편적이랄 수도 있지만 그가 장편 황해와 소설집 침묵의 섬’, ‘천사의 날개등 어느 누구 보다도 인천을 시공간으로 하는 다수의 작품을 써온 작가라는 점을 상기할 때 인천을 모티브로 하는 창작욕구를 되살리는 의미가 있다. /조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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