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기 인천역사 공백 메운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1 09:15:36
개항기 인천역사 공백 메운다
1900년 전후의 개항기 인천지역사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최초의 근대적 개념의 인천통사가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학연구원은 1903년 일본인들이 인천개항 2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인천번창기'란 책자를 일본에서 구입해 구체적인 번역을 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책은 당시 인천에 있던 '조선신보사'(朝鮮新報社)라는 출판사에서 펴냈으며, 개항이 있던 1883년부터 1903년까지의 인천의 역사, 전설, 당시의 풍속, 경제·정치·사회상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인천번창기'는 일제치하에서 '인천부사'를 편찬하면서 이 책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는 희귀본이다. 그동안 나온 근대적 인천지역사로는 '인천사정'(1898년)과 '인천개항 25년사'(1908년) 등이 있으나 이들은 모두 60~70쪽 분량의 단편적 분야 만을 다룬 일종의 안내서에 불과하다.
이 책을 입수한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인천번창기는 개항 후 20년 인천의 변천사를 290쪽 분량으로 정리한 최초의 본격적인 인천근대사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았던 자료”라면서 “이 자료는 인천 최초의 통사적 저술인 동시에 국내 최초의 근대적 개념의 지방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번창기'의 특징 중의 하나는 1900년대 인천사회를 ▲신사(紳士)사회 ▲용인(傭人)사회 ▲노동사회 ▲화류(花柳)사회 등 4가지의 사회공간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사사회는 또 관공서장(1류), 은행회사원(2류), 무역상과 잡화상(3류) 등으로 나누고 있다. 용인사회는 상점 지배인과 점원, 하녀 등을 일컫는다. 화류사회는 고급음식점 접대부 여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상업광고를 싣고 있다. 각 회사별로 눈에 띄는 '로고'도 표시해 놓고 있기도 하다. 특히 당시 인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행정을 책임진 인사들의 세부기록도 있어 개항초기 인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김창수 박사는 “일본인들은 러일전쟁(1904)과 을사늑약(1905년) 이전에 이미 인천을 자신들의 도시로 간주한 상태에서 인천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다”면서 “이 책은 인천은 일제치하 기간이 36년이 아닌 50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정진오·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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