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배수지 제수변실(시 문화재자료 제23호)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4 11:24:29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시 문화재자료 제23호)
와~ 인천 사람들은 100년 전부터 수돗물을 마셨어요?
인수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상아 어린이는 아직 3학년이기 때문에 문화재가 뭔지, 국보가 뭔지 잘 모른다.
그런 상아를 위해 엄마 이영선 씨가 우리시에 있는 문화재를 알려주기 위해 굿모닝인천에 신청을 했다.
상아가 우리시의 문화재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지난해 11월 우리시에서 문화재자료로 지정한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시 문화재자료 제23호)이다.
바람 쌩쌩 부는 날 수도국산으로
오늘이 올 해 들어서 가장 추운 날이라고 아침부터 상아 엄마 이영선 씨는 옷을 단단히 입고 가라고 일렀다.
그리고 오후에는 문화재를 탐방하러 가야 한다며 한 시간 일찍 조퇴를 하라고 하셨다.
상아는 문화재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수학 시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문화재 탐방에 참가했다.
엄마와 상아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시청이었다.
거기서 문화재 둘러보는 것을 취재할 분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다.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지만 사진작가 아저씨가 오시고 또 상아 일행을 위해
특별히 문화유산해설사 아저씨가 함께 가신다고 해서 은근히 좋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문화유산해설사는 고궁이나 사찰 등의 문화재와 지역문화 등을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주는 분이다.
상아가 찾아간 곳은 새로 생긴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있는 송현동이라는 곳이다.
아파트를 뺑뺑 돌아서 송현배수지라고 하는 곳을 찾아갔다.
송현배수지는 국가 주요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어서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인터폰을 누르니 배수지에서 근무하는 박금주 아저씨가 문을 열어 주셨다.
배수지 안으로 들어가니 인천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듯 전망이 좋았지만
쌩쌩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감상할 여유조차 없었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해설사 지성창 아저씨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아저씨는 맨 처음 상아에게 문화재가 뭔지 아느냐고 물으셨다.
잘 모른다고 대답하자 아저씨는 문화가 무엇인지, 문화재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하셨다.
“문화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모여진 것으로 세대를 거쳐 축적되고 변하는데
그러한 문화 중에서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을 문화재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관리한다”는 설명이었다.
세월을 말해주는 색 바랜 취수탑
송현동 뒷산을 흔히들 수도국산(水道局山)이라고 부른다.
인천은 원래 우물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바다랑 같이 있어서 물맛이 나빴다.
개항을 하면서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고 배도 많이 드나들게 되어서 물을 확보하는 일이 최대의 과제였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이 서울의 노량진에 수도시설을 만들고
1910년에 이곳 송현동에 배수지를 만들어서 인천사람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했다.
배수지는 정수장에서 보내온 물을 담아서 보관해 놓았다가 사람들이 필요할 때 물을 흘려 보내는 곳이다.
송현배수지는 바다높이를 기준으로 56.8m의 높이에 있는데
사람들은 산꼭대기에 수돗물을 담아놓는 물탱크가 있다고 해서 수도국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송현배수지는 인천에 만들어진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자 도시계획 시설이라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03년 11월 문화재자료로 새로 지정됐다.
쌩쌩 부는 바람을 맞으며 취수탑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송현배수지의 제수변실인데 제수변실은 물공급을 관리하는 시설물이다.
100년의 세월을 말해주는 듯 취수탑의 돌 색깔은 거무튀튀하게 변해 있었고 쇠문은 녹슬어 있었다.
취수탑에는 ‘萬潤百凉(만윤백량)’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취수탑을 지나 물 탱크가 있다는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누런 잔디로 덮여있는데 그 밑으로 물 탱크 3개가 묻혀 있어서
송림동을 비롯한 6개 지역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 공원도 둘러보고
배수지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정문으로 나왔다.
수도국산이 이제는 공원으로 조성돼 나무도 심어져 있고 벤치도 있었다.
상아와 엄마는 춥지만 벤치에 앉아 오늘 배운 문화와 문화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원 조성이 끝나면 송현배수지에 있는 문화재도 시민들에게 개방돼 우리가 사는 지역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송현배수지에 오기 전까지는 문화재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문화유산해설사 아저씨의 설명을 듣고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상아가 이제 곧 4학년이 되면 우리 지역에 대해서 배우고 문화재도 공부한다고 하니
오늘 미리 예습을 한 셈이라 더욱 뜻깊었다.
글 _ 정경애 · 사진 _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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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배수지 제수변실(制水弁室)
타는 목 달래준 물공급 관리실
동구 송현동 23-55번지에 자리잡은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은 1908년 제작되었다.
제수변실이란 배수지에서 배수관의 단수 및 유압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제수밸브를 보호하는 시설물로서
원통형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다.
1905년 2월 일본인 나까시마(中島)박사의 지도 아래
서울과 인천 사이에 수도를 건설하기 위한 대상지역을 답사하고 경인수도 설계를 완성했다.
이 설계도에 의하면 수원지는 한강 연안의 노량진 일대이고 급수지역은 서울, 용산, 인천 등 3개 지역이었다.
이에따라 송현배수지는 1906년 11월에 착공해 1908년 준공되었다.
1910년 10월에 생산량 12,000톤 송수량 9,000톤 규모의 노량진 수원지 정수시설을 준공해
노량진~인천 사이에 32.64㎞의 수도관을 부설하고 같은 해 12월 10일 급수를 시작했다.
송현배수지는 표고(標高) 56.8m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모는 부지면적 36,780㎡이고 5,000m3 저수조 3개를 갖추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물공급을 받는 지역은 동구 일원 및 중구 일부 지역이며, 저수능력은 20,000톤으로 준공 당시와 비슷하다.
저수탱크 시설면적은 1,463평, 대지면적은 11,137평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배수지 건물로는 제수변실과 23단의 화강석으로 된 계단, 철제 정문이 있다.
정문은 화강석 위에 콘크리트 기둥을 심고 4각 모양과 둥근 화강석의 받침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