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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예쁜이름 머그미

by 형과니 2023. 3. 30.

예쁜이름 머그미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5 04:22:42

 

예쁜이름 머그미

 

 지금도 더러 노인들이 기억하는 지명이 먼어금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인천일보의 능허대난 이름이 된 능허대 공원에서 송도 방면으로 향한 지역이다. 옥련 동춘 청학동을 포함한 곳인데 예전의 송도역 앞까지도 바닷물이 들어온 해안일대를 먼우금이라 했다고 신태범 박사는 인천 한세기에 적고 있다.

 

 그러면서 먼어금이라 이름하게 된 연유를 한자이름의 遠又今(원우금)’을 빌어 설명한다. 즉 원우금은 가도가도 끝이 멀다는 뜻이며 그렇게 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동네 노인들이 풀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훈익옹은 인천지방 향토사담에서 먼우금이 된 몇가지 설명을 들었다.

 

 첫째, 예전 문학면과 남동면 사이에는 갯골이 깊숙히 파고 들어 만수동 앞까지 뻗쳐있었다. 그러느라 불과 500m 정도의 거리인데도 10리 이상의 갯골을 돌아가야 하므로 멀고도 가깝다고 해서 먼우금이 되었다.

 

 둘째, 먼우금은 원래 먼오금으로 이 지역의 산세가 뻗어오다 오금처럼 휘어 오그라져 먼오금이 되었으며 먼우금은 오금의 와음이라는 것이다. 오금이란 팔이나 무릎이 구부러지는 안쪽을 말한다.

 

 셋째, 옛날 능허대에서 사신들이 중국으로 오가던 시절 떠날때는 먼길이었으나 돌아올때 이곳에 이르면 귀향길이 가깝다는 뜻에서 먼우금이 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먼우금은 멀고도 가깝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먼어금이 한자화하는 과정에 원우금이 되었다. 원우금은 언어순화에도 맞지않고 우리 정서에도 어긋나는 억지이다. 그러느라 행정구역으로도 원우금면이 되었고 1906년 서면 1914년 문학면으로 개칭되었다가 1936년 인천시역의 확장때 인천에 편입되었다. 당시 마지막 면장은 이중돈씨였으며 그이전엔 이태영씨가 지냈는데 일대가 개발되자 그곳을 지키던 양가 후손들은 지금 흩어져 살고 있다.

 

 지난주 연수1동 주민자치위의 머그미축제가 있었다. 머그미는 이를테면 먼우금의 현대어-원우금 보다 훨씬 예쁘다. 옛지명 되살리기는 인천의 정체성 지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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