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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인천문화재단 

by 형과니 2023. 4. 1.

인천문화재단 

2007-03-22 00:21:49

 

미추홀 - 인천문화재단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동서고금의 예술가들은 거의 예외가 없이 가난하게 살았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거나,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그에 연연하지 않고 그들은 시 한 줄, 그림 한 폭을 위해 밤낮 없이 생명의 불꽃을 태우는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는 간혹 현세의 부와 영예를 누린 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 시대를 지배했던 시류(時流)에 약삭빠르게 편승한 사이비들이거나, 권력(勸力)에 아첨해 어느 때나 목숨을 부지했던 창기적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가난과 소외 속에 살다 간 예술인들의 작품이 후대에 재조명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의 소유자였던 분청사기 장인들이나 세상을 떠돌며 그림과 밥을 바꾸며 살았던 민화 작가들이 그랬다.

 

그처럼 예술에 대한 가치 평가는 자칫 섣부른 경우가 많다. 어떤 잣대로 칫수를 재느냐에 따라 그 우열은 하늘과 땅 차이로 갈라지게 마련이다. 예술관이 다르면 극단의 경우 나와 다른 것은 예술도 뭣도 아닌 게 되는 판이다.

 

예총 인천시지회 산하 단체장들이 최근 인천문화재단을 방문했다고 한다. 재단 출범 이후 두 번째였다. 여러 가지 원인이나 결과가 있었겠지만, 예술을 바라보는 재단 관계자들의 시각적 경직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기서 양자(兩者)는 숨을 고르고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 재단은 결코 시혜(施惠)나 구휼(救恤)의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며 예술인들은 '선택과 집중'이 향후에도 지켜져야 될 지원 제도의 금척(金尺)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는 무엇보다도 세상이 수긍하는 상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더 이상 대표이사가 특정 단체의 대표냐는 민망한 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드리는 고언이다./조우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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