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우성의 미추홀

상상력 

by 형과니 2023. 4. 5.

상상력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3-31 11:09:21

 

미추홀 - 상상력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다빈치 노트'라는 것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적인 미술가,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생전에 수천장의 종이와 노트에 그의 연구와 스케치를 남겨놓은 것이다. 우주선 아폴로 1호에 부착했던 금판(金版) 인간상도 다빈치 노트가 출전이다.

 

 

다빈치 노트 중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얼마 안되지만 이상한 비행체 하나가 눈길을 끈다. 잠자리 비슷한 몸통에 프로펠러 같은 것을 위쪽에 달고 있는 형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그것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오늘날의 헬리콥터가 됐으리라는 추론에 이르게 된다.

 

 

또 하나의 비행체는 사람이 양 팔에 인공 날개를 달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는 사실적 모습이다. 그게 가능하겠는가 싶은 것은 행글라이더와 같은 구조가 아니라 새의 날개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언뜻 '날개 인간'만은 실패작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 같은 상식적 판단 역시 다빈치보다 상상력이 빈곤했었음을 신문들이 확연히 전해 주고 있었다. 지난 12일 스위스의 프로 비행사이자 발명가인 이브 로시 씨가 자작(自作) 제트 엔진 날개를 달고 시속 200Km로 스페인 상공을 새처럼 날았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꼭 다빈치 스케치였다. 신문에 게재된 사진의 제목은 '제트 인간'이었지만 노트에 나오는 '날개 인간'이라 해도 틀릴 것이 없는 '조인(鳥人)'이었다. 21세기의 최첨단 과학과 15세기 다빈치의 상상력이 만나 경이로운 인간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지상은 대부분 상상력 결핍의 공간이다. 현실의 노예가 되어 제 스스로 하늘을 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설혹 '이카루스'가 된들 어떠랴 싶지만 오히려 그러면 이단자로 몰리기 십상이다. 그런 사회가 기껏 손아귀에 쥐는 것은 생명력이 없는 권력과 금력뿐이라는 것을 보면 역시 상상력이 우리의 진정한 자산이라는 것을 수긍케 된다./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조우성의 미추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영 100년  (0) 2023.04.08
소극장 '돌체'   (0) 2023.04.07
인천국제공항  (0) 2023.04.04
인천문화재단   (0) 2023.04.01
시치일(市恥日)   (1)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