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3-26 19:31:51
미추홀 - 인천국제공항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1992년 대선. 모 신문사 기자가 국민당 정주영 후보에게 물었다. "왜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까?" "그 사람들 보세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떠든 사람들입니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라를 발전시키겠습니까."
이어서 기자가 물었다. "국민당은 영종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죠?" "그렇습니다. 지금도 반대합니다." 그날 정주영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한 양 김씨를 공박하면서, 자기는 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종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한 이들은 또 있었다. 국토균형발전론자들과 환경론자들이었다. 그들은 각기 "서해 가장자리에 공항을 세우는 것은 국토 불균형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4대 철새 도래지가 공항에 인접해 있어 자연 파괴는 물론 안전 운항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것 이었다.
이와 더불어 당시 인천 유세에 나섰던 한나라당과 국민회의가 영종도 신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공항 철도 건설안'을 내놓자 다른 당들은 '장밋빛 공약'이라고 비판을 했고 공항 명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확정하자 이를 '세종국제공항'으로 바꾸자며 생떼를 쓴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특히 되새겨지는 것은 이 나라의 상당수 지도급 인사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인천국제공항 건설의 역사적 의미를 읽어내기는커녕 경부고속도로 망국론과 다름없는 공허한 반대의 목소리만을 높이 외쳐댔었다는 점이다.
그 인천국제공항이 29일로 개항 6주년을 맞는다. 보란 듯이 서비스 수준 세계 1위, 화물 처리 세계 2위, 국제 여객 처리 세계 10위를 자랑하는 세계의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그 동안의 노고에 경하를 드리며,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인천의 국제공항'으로서 인천의 항구적인 발전에 튼튼한 축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