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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100년 전 인천은 국제도시였다

by 형과니 2023. 4. 3.

100년 전 인천은 국제도시였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4 16:24:02

 

100년 전 인천은 국제도시였다

사교장에서 홍예문까지

 

<공동기획-‘우리문화유산 바로 알고 지키기’>

 

사교장에서 홍예문까지

 

· 장윤실

 

 

무지개를 닮았다해서 이름붙여진 홍예문.

예나 지금이나 바다를 바라보며 고즈넉히 역사이야기를 들려준다.

 

 

100년 전 인천은 이미 국제도시였다. 강화도조약 이후 이 땅에 발을 들어놓은 일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독일 등 서양의 여러 나라들은 인천 중에서도 인천항이 보이는 지금의 자유공원 일대를 거주지로 삼았다.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인천역 쪽에는 중국인들이, 지금의 중구청 일대는 일본인들이, 그 외 지역에는 여러 국가들이 자신들만의 도시를 형성해 나갔다. 각국의 조계지 중심에 있던 만국공원(지금의 자유공원) 일대는 세계인이 모이는 장소였으며, 의견을 교환하는 만남의 장소였다. 그리고 주변부로 필요한 건물들을 지어나가면서 인천이란 도시를 변모시킨다.

 

국제도시의 모습 중 하나를 이루었던 자유공원 기슭 제물포 구락부는 만국공원 안에서 각국의 외국인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구락부라는 말은 영어 ‘CLUB'의 일본식 발음으로 이곳은 각국의 거주지(조계지)에 포함된 곳이 아니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다 모여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사교장이었다.

밖에서 보면 벽돌로 지은 평범한 2층 건물이지만 그 당시에는 사교실과, 독서실, 당구실과 테니스 코트를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모이는 구락부로 쓰이던 제물포 구락부는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후 일본장교들의 구락부가 되었고, 광복 후에는 미군들의 구락부로 쓰였다. 1953년부터는 인천시립박물관 청사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중구문화원이 되었다.

 

처음부터 창고용으로 지어진 적별돌 건물은 현재도 일부 남아 창고나 작은 공장으로 쓰이고 있다.

 

 

제물포구락부를 거쳐 지금의 인성여고를 지나면 동인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홍예문이 서있다. 홍예문은 말 그대로 무지개처럼 생긴 문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멋스럽게 남아 신포동과 동인천을 관통하는 길목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100년 전에는 지금의 중앙동으로 국한되어있던 일본인 거주지를 동인천, 송현동 일대로 넓히기 위한 확장의 수단으로 홍예문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도 너무나 튼튼한 홍예문은 화강암으로 석축을 쌓은, 그 당시 일본의 건축기법과 재료를 볼 수 있는 소중한 사료이다.

 

이러한 홍예문은 예나 지금이나 유명한 장소였다. 활동사진에서 우산을 낙하산 삼아 뛰어내리는 장면을 보고, 홍예문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렸는데 죽기는커녕 살아났다는 일화나 선거와 선전용 광고물, 사진 등을 붙였던 곳이 홍예문이다. 지금은 영화촬영 장소로도 애용되는 홍예문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은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홍예문에서 바다를 보며 인천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빨간 벽돌의 창고들이 눈에 띈다. 바다를 마주한 곳에 서있는 큰 건물들은 처음부터 창고용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현재도 대한통운의 창고나 작은 공장들로 쓰이고 있다. 적벽돌로 쌓아올리고 지붕은 슬레이트로 된 이 거대한 건물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후에 예촌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제물포구락부를 거쳐 홍예문 그리고 대한통운 창고에 이르는 여정은 100년 전 인천을 만날 수 있는 의미 깊은 길이다. 어떤 건물들은 형식면에서 중요하다고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지만 지정되지 않은 길과 집, 건물들은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고 있다. 어느 하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대, 주위의 모든 것들이 100년 전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유형문화재를 보수하려는 것으로 지키기보다,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들까지도 지키고, 알리고, 보존하면서 그 건물이 갖고 있는 역사와 시간의 의미를 기억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사옥(자료사진)

 

 

* 본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과 해반문화사랑회가 인천의 근대문화유산을 바로 알고 지키기 위해 공동기획한 글로 필자인 장윤실 님은 인천근대문화유산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Incheon@News / 편집팀(enews@i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