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음식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31 01:19:37
대표 음식점
미추홀-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옛 어른들은 가장 간단한 식단을 가리켜 3첩 반상이라 했다. 밥, 국, 김치를 말한다. 부잣집에서는 5첩에서 12첩까지 반찬의 가짓수를 늘여 먹는 호사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같은 재료나 조리법을 피하고 색채와 온도까지 가려 만들었다.
식문화의 고전이랄 수 있는 '규합총서'는 그보다 한 차원 더 앞서서 봄에는 신맛, 여름에는 쓴맛, 가을에는 매운 맛, 겨울에는 짠맛을 위주로 하여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 '미원(味元)' 같은 인공 감미료에 찌든 우리 미감을 당혹케 한다.
음식 만들기만큼이나 식사 예절도 까다로웠다.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먹는다든지, 소리를 내거나, 맛있다고 저 혼자 게걸스럽게 먹으면 큰 꾸지람을 들었다. 그런 판에 밥을 비벼 서로 퍼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비빔밥은 양반가의 허식적 식사 규범에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 자유의 먹을거리요, 맛과 영양이 하모니를 이룬 웰빙 식(食)의 대표 주자이다. '천한 음식' 운운했다가는 혼쭐이 날 국민 음식이 된 것이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국 100대 한식당' 가운데 '전주비빔밥' 전문 식당이 포함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서울 소재 식당은 42곳을 선정한 반면 인천은 대형점 단 2곳만을 소개한 데 그치고, 그것도 '인천의 대표적 먹을거리'로 알려진 냉면, 해장국, 추어탕 등과는 거리가 먼 곳이어서 의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천시가 '인천 대표 음식점 20곳'을 선정한다는 보도이다. 3만8천여 음식점 가운데 20곳을 선정한다니 그 수가 적어 잡음이 일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내 고장 특유의 먹을거리를 발굴, 육성시키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다. 다만 실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홍보에 급급했던 문화관광부의 전철은 밟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