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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대표 음식점

by 형과니 2023. 4. 14.

대표 음식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31 01:19:37

 

대표 음식점

미추홀-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옛 어른들은 가장 간단한 식단을 가리켜 3첩 반상이라 했다. , , 김치를 말한다. 부잣집에서는 5첩에서 12첩까지 반찬의 가짓수를 늘여 먹는 호사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같은 재료나 조리법을 피하고 색채와 온도까지 가려 만들었다.

 

식문화의 고전이랄 수 있는 '규합총서'는 그보다 한 차원 더 앞서서 봄에는 신맛, 여름에는 쓴맛, 가을에는 매운 맛, 겨울에는 짠맛을 위주로 하여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 '미원(味元)' 같은 인공 감미료에 찌든 우리 미감을 당혹케 한다.

 

음식 만들기만큼이나 식사 예절도 까다로웠다.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먹는다든지, 소리를 내거나, 맛있다고 저 혼자 게걸스럽게 먹으면 큰 꾸지람을 들었다. 그런 판에 밥을 비벼 서로 퍼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비빔밥은 양반가의 허식적 식사 규범에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 자유의 먹을거리요, 맛과 영양이 하모니를 이룬 웰빙 식()의 대표 주자이다. '천한 음식' 운운했다가는 혼쭐이 날 국민 음식이 된 것이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국 100대 한식당' 가운데 '전주비빔밥' 전문 식당이 포함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서울 소재 식당은 42곳을 선정한 반면 인천은 대형점 단 2곳만을 소개한 데 그치고, 그것도 '인천의 대표적 먹을거리'로 알려진 냉면, 해장국, 추어탕 등과는 거리가 먼 곳이어서 의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천시가 '인천 대표 음식점 20'을 선정한다는 보도이다. 38천여 음식점 가운데 20곳을 선정한다니 그 수가 적어 잡음이 일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내 고장 특유의 먹을거리를 발굴, 육성시키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다. 다만 실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홍보에 급급했던 문화관광부의 전철은 밟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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