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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1천명의 사나이

by 형과니 2023. 4. 14.

1천명의 사나이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31 01:20:11

 

1천명의 사나이

미추홀

 

300명의 사나이가 힘을 합치면, 나라도 구한다. BC 480, 페르시아의 100만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해 왔을 때 스스로 헤라클레스의 자손이라는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던 스파르타 인 300명은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그들을 맞았다.

 

7세 때부터 무예로 단련된 그들이라 해도, 그 전쟁이 무모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투는 물론 춤과 노래, 수학과 철학 등으로 문무를 겸비했던 그들은 나라와 가족과 자신의 명예를 위해 싸웠고 모두가 죽었다.

 

'300'은 당시 장렬한 최후를 마친 스파르타 인 300명의 추모사 같은 영화였다. 그런데 인천에서는 나라를 세 번이나 구할 수 있는 1천명의 사나이들이 등장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화제다. 주제는 스파르타와는 달리 성매매다.

 

1천명의 사나이들은 테르모필레 협곡이 아니라, '메카'를 순례하듯 공항신도시 안마시술소를 찾았고, 거기서 성을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을 확인한 검찰이 전원 소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데 그 면면이 충격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세관,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소, 서울지방항공청, 항공사, 수의과학검역원, 해양경찰, 경찰, 군인, 항공관제소, 인천도시개발공사, 한국관광공사 등의 직원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성매매를 근절시키겠다고 내외에 큰소리친 것과는 영 딴판인 현실이다. 더구나 그 대부분이 공무원들이라는 점은 정부의 원리주의자적 순결성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희화(戱畵)인 것이다. 어차피 없애지 못할 바에야 현실에 근거한 대안적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정부를 믿는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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