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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설탕 

by 형과니 2023. 4. 19.

설탕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12-08 13:31:12

 

설탕  

미추홀

 

설탕의 소비가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였던 때가 있었다. 면직물과 마찬가지로 설탕의 생산과 유통 과정의 장악이 막대한 이권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설탕 산업에는 치열한 패권다툼이 대부분 그늘져 있었다.

 

그래서 설탕을 '탐욕과 착취와 노예 노동의 역사'라고도 일컫지만, 면직물이 나일론과 같은 화학섬유의 발달로 빛을 잃었듯, 경제가 발전하면서 설탕은 건강과 미용의 적으로 간주하게 되어 인공감미료에 밀려나고 있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보면, 19642월 민주당 소속 유창렬(柳昌烈) 의원이 '특정 재벌의 경제 파괴 행위 조사를 위한 특별위 구성 결의안'을 국회에 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분(三粉) 폭리 사건'은 옛 얘기가 되고 만 듯싶다.

 

결의안에서 유 의원은 "삼성(三星) 재벌은 61년부터 63년까지 3년간 귀중한 원조 달러를 이용해 모조리 소비 제품을 수입하여 물가가 시장을 제압해 경제파탄을 초래케 했다"고 주장하며 그 예의 하나로 '설탕'을 들었다.

 

당시 국내에는 대한제당의 전신인 대동제당의 백곰표와 삼성 계열인 제일제당(CJ 전신) 백설표가 시장을 석권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제당'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어 63년도에만 최소 15억원 이상의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최근 비자금 및 로비 의혹 사건에 가려진 '설탕'뉴스가 다시금 국민의 입맛을 쓰게 하고 있다. 검찰이 CJ, 대한제당, 삼양사 등 제당업체 빅31991년부터 가격을 담합해 기소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에게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세상이 바뀐 줄 알았는데, 재벌의 행태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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