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될 수 있다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12-18 16:08:15
우리도 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 도시, 훌륭한 공공장소와 극장·가게·카페·여관·사적 그리고 풍광이 훼손되지 않은 도시, 전통 장인의 기술이 살아 있고 현지의 제철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시, 건강한 음식·건강한 생활·즐거운 삶이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도시를 추구한다>
슬로시티선언문이다. 슬로시티란 화려하고 획일적인 관광도시의 모습을 따라가지 않고 인간답게 사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운동이다. 1999년 이탈리아의 4개 작은 도시 시장이 모여 ‘인간답게 사는 마을’을 만들어 주민의 행복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오르비에토에 그레베 포시타노 브라시이다.
이들 도시는 선언이 시작되면서 속도지향의 사회를 지양하고 지역 요리의 맛과 향의 재발견, 생산성 지상주의와 환경을 위협하는 바쁜 생활태도 등을 배격하고 있다. 한편 슈퍼마켓 대신 재래시장을 다국적기업농이 아닌 대를 이어 포도농사를 짓는 농민 패스트푸드 대신 두세시간 요리하는 전통식당 등을 지원했다. 결과 이들 도시는 관광객의 방문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금 이 운동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슬로시티 되기가 용이치는 않다. 슬로시티에 가입하기 위한 인증요건은 이렇다. ①인구 5만명 이하 ②대체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③마을광장의 네온사인 없애기 ④전통수공업 전통조리법 장려 ⑤문화유산 살리기 ⑥차량통행 제한 ⑦자전거도로 만들기 ⑧외지인의 부동산거래 금지 ⑨실외 자판기기의 최소화 등이다.
일본의 지자체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치 못한 슬로시티에 우리나라 호남의 담양군 청평면 등 4개 지역이 인증받았다고 한다. 국제연맹의 선정 이유는 전통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 정신을 아름답게 지켜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보면서 강화·옹진군 관내에는 해당지역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단순히 ‘남도 했으니 우리도’가 아니라 그만큼 급격히 도시화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노력이 긴요하다는 다짐에서이다. 선언문 지키기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리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