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기 인천의 은행건축
인천의관광/인천의 옛모습
2008-05-23 12:58:19
개항기 인천의 은행건축
손장원(재능대학 실내건축과 교수/인천시 문화재위원)
개항장 인천을 발판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적 침탈을 노리던 일본은 서둘러 인천에 은행을 설치하게 된다. 인천에 가장 먼저 지점을 설치한 은행은 이미 부산에 진출해 있던 일본제1은행이다. 이후 제18은행 인천지점, 제58은행 인천지점이 속속 문을 열었다. 서양제국도 인천에서 금융업무를 위한 사무소를 개설했다. 1897년에 개설한 홍콩상하이은행(HSBC) 대리점, 1899년에 개설한 노한(露韓)은행 인천지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서양은행들은 대리점 수준에서 멈춰 은행건물을 세우지는 않았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일색이던 인천에 우리 자본으로 설립된 조선상업은행 인천지점이 1899년에 개설됐다. 은행 외에도 금융조합, 인천무진주식회사 등과 같은 상호부조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기관도 있었다.
# 구)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 구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과 사택
인천시지정 유형문화재 7호인 구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은건물은 1897년 착공해 1899년에 완공됐다. 규모는 211.6㎡인 소규모 석조 단층 건물이나 장중한 느낌을 주는 건물로 설계자는 니이노미 다카마사(新家孝正)다. 모래, 자갈, 석회를 제외한 벽돌, 석재, 시멘트 및 목재를 일본에서 반입해 사용했다. 주 출입구 부분을 약간 돌출시켜 현관을 두고 출입문 상부에는 반원 아치(arch)를 틀었다. 주출입구 상부의 지붕에는 르네상스풍의 돔(dome)을 올려놓았다. 외벽은 화강암을 다듬어 쌓고 처마부조에는 동그란 구멍이 뚫린 패러핏을 설치했다. 지붕 중앙의 돔 좌우에는 도머창을 두었으며 지붕상부는 크레스팅 장식을 달았다. 전체적인 외관은 주출입구를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구성한 절충주의 양식의 건축물이다. 지붕은 크레스팅 장식과 패러핏 사이의 지붕, 크레스팅 내부의 2단 지붕 등 총 3단의 지붕으로 구성돼 있다. 신축 당시 일본식 기와로 마감됐던 지붕은 후에 누수 등의 이유로 함석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최상부의 지붕과 돔은 원래 동판으로 마감됐으나 현재는 함석판으로 마감돼 있다. 은행의 전체적인 배치는 본관, 금고동, 부속동(1930년경에 증축된 것으로 추정), 창고동, 사택으로 구성돼 있었다. 구조방식은 석조 내력벽 구조이며, 내부에 설치된 벽은 공간을 구획하기 위해 쌓은 칸막이 벽이다. 본관의 내부공간은 가로 16.5m, 세로 12.8m로 비교적 넓은 편이다.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내부에 4개의 기둥을 세워 지붕 구조체를 지지
▲ 구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하도록 했다. 외관은 단층 건물이나 천장높이가 6.974m인 중2층 건물로 전체높이는 9.3m다. 1층 바닥에서 4m 높이에는 벽을 따라 난간을 설치해 영업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 구)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기단을 석조로 처리한 뒤 벽돌을 쌓고 그 위에 돌을 붙여 전체적으로 석조 건물로 보이도록 한 건물이다. 지붕은 왕대공트러스로 모임지붕을 만들고 그 위에 일본식 기와를 올렸다. 출입구에는 상부와 좌우측을 석조장식으로 마감해 상징성을 높인 절충주의 양식건물이다. 구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이나 구 일본제 58은행 인천지점이 금고를 본관 외부에 설치한 것과 달리 이 건물에는 내부에 금고가 설치돼 있다. 또한 현재 근대건축사 박물관 야외전시장은 원래 이 은행의 사택이 있었던 곳이다.
# 구) 일본 제58은행 인천지점
▲ 구 일본 제58은행 인천지점
인천시지정 유형문화재 19호인 이 건물은 벽돌조 2층으로 석판마감이고, 면적은 비교적 소규모로 222.7㎡ 정도다. 주재료인 벽돌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며, 프랑스풍의 건물로 출입구는 측면에 두었다. 1층에는 홀과 화장실이 있으며, 폭 110㎝에 45° 정도의 가파른 계단을 통해 2층과 연결돼 있다. 2층 내부는 3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발코니에 면한 홀은 사무공간으로, 계단실과 연결된 공간은 지점장실로, 또 하나의 공간은 부속실(문서고 등)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면 2층에는 목조 발코니를 설치했는데 주출입구 위로 돌출돼 있다. 석조기단과 발코니, 도머창, 맨사드 지붕이 조화를 이룬 절충주의 양식의 건축물이다. 이 건물에 설치된 맨사드 지붕은 2단 경사를 갖고 있다. 상부지붕은 방형의 완만한 경사로 돼 있으며, 하부지붕은 상당히 급한 경사로 처리했다. 주출입구 상부에는 별도의 2단 지붕을 설치하고 정면을 향해 도머창을 달아 채광을 고려했다. 상부에 설치된 맨사드 지붕을 바탕으로 주출입구 주변은 매우 장식적으로 꾸몄다. 석조로 보이도록 처리한 외벽은 기단, Blocking course, String course(상층 바닥 부근의 외벽을 가늘게 돌출시킨 장식용 수평띠), 코니스, 패러핏으로 구성돼 있다. 정면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3개의 수직창을 달았다.
# 조선상업은행 인천지점
▲ 조선상업은행 인천지점
벽돌조 2층 규모로 현관과 징두리 부분은 석조 러스티케이션(rustication)으로 처리하고 출입구 상부에는 돔을 올렸다. 초기에는 첨탑모양의 돔이었으나, 후에 개축돼 둥근형태로 바뀌었다.
# 조선식산은행 인천지점/한국산업은행
▶중앙동 건물 = 석조로 추정되는 개점 당시의 건물은 사거리에 면한 모서리에 주출입구를 두어 그곳을 정면으로 처리했다. 1층의 입면은 정면 우측에 출입구와 창문을 2개씩 두었고 좌측에는 3개의 창문을 달았다. 건물의 1층은 정면 출입구 상부를 아치로 처리하고 우측의 출입문 상부는 페디먼트로 장식했다. 창문 상부는 엔타블레이처로 장식했는데 이러한 창문장식은 구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 건물이나 구 일본 제58은행 인천지점 건물과 비슷하다. 2층의 외관은 아케이드(arcade)형 회랑(回廊)을 주 구성요소로 한 발코니를 두었으며, 주출입구 상부의 발코니를 약간 돌출시켜 정면성을 강조했다. 지붕에는 주출입구 상부의 도머창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1개의 도머창을 설치해 총 3개의 도머창을 두었다. 지붕상부는 사각형 크레스팅으로 장식했다.
▶해안동 건물 = 1925년에 세워진 해안동의 건물은 벽돌조의 장방형 2층 건물로 하단(기단부)은 석조로 마감돼 있다. 정면 중앙과 양측면에는 짧게 포치를 두었다. 정면 주출입구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2개의 창문을 두었다. 2층 주출입구 상부에도 창문을 설치했다. 결과적으로 1층에는 4개의 창문이, 2층에는 5개의 창문이 있는 좌우대칭의 입면이다. 정면과 측면의 수직창은 1, 2층의 같은 위치에 두고 창문 좌우측
▲ 인천금융조합
부분의 벽체를 2단으로 약간 돌출시켜 건물의 입체감과 함께 수직성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창문 사이의 벽은 기둥처럼 보인다. 1, 2층 창문 사이에는 사각형 장식을 두어 입체감과 변화를 주었다.
# 인천금융조합/중소기업은행
이 건물의 정확한 건축연도에 대한 기록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나, 장식을 배제한 건물이라는 점에서 1920년대 이후에 건축된 것으로 보인다. 벽돌조 2층인 이 건물의 정면은 전체적으로 좌우대칭으로 구성됐다. 1층은 4단의 계단을 통해 진입할 수 있도록 처리한 출입구 주위를 약간 돌출시켜 출입구임을 강조했다. 출입구 좌우에는 각각 3개의 오르내리창을 배치했다. 2층에는 창문 2개씩을 묶어 총 6개의 창문을 배치했다. 2층 창문 상부에는 인방을 두고 그 위에는 코니스를 둘렀다.
(※ 자료제공 : 인천시 역사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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