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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인천에서 알려지지 않은 근대건축물 - 신흥동 일대 일본식주택들

by 형과니 2023. 3. 12.

인천에서 알려지지 않은 근대건축물 - 신흥동 일대 일본식주택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1-21 00:37:11

 

신흥동 일대에 남아 있는 일본식주택들

일반주택까지 포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공동기획-‘우리문화유산 바로 알고 지키기’>

 

인천에서 알려지지 않은 근대건축물 - 신흥동 일대 일본식주택들

· 손장원

 

 

중구 신흥동 일대에는 지금도 일본식 주택이 밀집해 있다(말일성도교회 주변 모습).

 

대중매체를 접하다보면 이미 다뤘던 주제나 인물을 다른 곳에서 반복적으로 다루는 것을 보며 식상하다는 생각을 갖곤 한다. 이러한 일은 비단 언론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라, 차별성을 존재가치로 하는 연구논문이나 보고서에서도 나타나곤 한다.

 

이를 인천지역 근대건축물로 범위를 한정해서 보면 그 건물, 그 내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잘못된 내용을 확인조차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용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지경이 되는 가장 주된 원인은 현장조사와 기초자료 연구를 도외시 한 채 기존의 문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천지역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근대건축물을 언급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일례로 신흥동 일대에는 지금도 일본인들이 살던 일본식 주택들이 많이 남아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이곳을 다룬 기록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인천부윤 관사가 현존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일식가옥들이 그 외관을 거의 유지하고 있어 당시의 골목길 풍경을 읽을 수 있다. 집 내부에 대한 자료가 없어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집안을 들어갔던 사람의 전언에 의하면 지금도 일본식 특성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아직 기록을 찾지 못해 이 일대가 일본인 주택단지로 개발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현존하는 기단과 주택 외관을 보면 상당한 공을 들여 지은 집들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도서관으로 사용되는 인천시립도서관 구관은 아직도 과거의 모습을 많이 유지하고 있으며, 그 건물 앞에는 일본식 석등과 석물들도 여럿 남아 있다.

 

과거의 것이라고 모두 문화유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흥동 일대에 남아있는 일본식 주택들은 간과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개항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약 60여년에 걸쳐 서양인, 중국인 및 일본인에 의해 다종다양한 외국주택이 인천에 지어졌다.

 

또한 이들이 물러간 뒤에는 인천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생활습관에 따른 변화와 조절의 과정을 거쳐 외관이나 평면적 변형이 이루어졌다. 즉 외국주택을 인천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우리의 주거문화에 맞게 개선한 것으로 한국식, 일본식, 서양식이 어우러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변형의 원인이나 특성을 생각해 보는 작업은 주거문화사적 관점이나 지역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시 말해 집은 단지 건축물로서가 아니라 거주자의 삶의 행태와 정신이 녹아들어 형성된 것으로 건물이라는 물리적 형태를 넘어 문화적 가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일식가옥들이 그 외관을 거의 유지하고 있어 당시의 골목길 풍경을 읽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인천지역의 근대건축물에 대한 관심은 주로 관공서, 은행 및 종교건축물 등에 치우쳐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인천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공공건물에서 일반주택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신흥동과 율목동 일대의 일본식주택들은 6, 70년 정도의 세월의 두께와 함께 한, 일 및 유럽의 주거양식을 간직하고 있어 주거문화사적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갖는 문화유산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언급이나 연구가 없었지만, 각별한 관심으로 보다 진지한 조사연구가 필요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 본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과 해반문화사랑회가 인천의 근대문화유산을 바로 알고 지키기 위해 공동기획한 글로 필자인 손장원 님은 재능대학 실내건축디자인과 교수이면서 해반문화사랑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