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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문학산성(文鶴山城)

by 형과니 2023. 5. 14.

문학산성(文鶴山城)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9-21 23:22:32

조우성의 미추홀

 

문학산의 별칭은 배꼽산이다. 산 이름에 굳이 배꼽을 차용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멀리서 보면 수려한 정상에 봉긋히 자리 잡고 있는 봉화대의 모습이 마치 사람의 배꼽과 다름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배꼽산이라니! 얼마나 정겨운 이름이던가? 어머니로부터 생명을 이어받은 아름다운 흔적, 그것이 배꼽일진대. 인천 사람들은 일찍이 저 문학산에서 어머니의 품 같은 안온한 모성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이리라.

 

그런 지역의 혈육적 상징인 배꼽이 하루아침에 잘려나간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60년대였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당시, 국가 제1의 명제였던 '안보 차원'에서 그 곳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했던 것이다.

 

그 바람에 임진왜란 때 인천 백성들이 들어가 싸워 적을 물리쳤던 호국의 현장 문학산성(文鶴山城)은 그 위용을 잃어 버렸고, 비류(沸流)가 도읍으로 정한 이 일대에 대한 유적 발굴의 기회 또한 영원히 잃고 말았다.

 

이제 와 돌이켜 보면 천추에 한이 될 시행 착오였다. 인천시가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1986'인천시기념물 제1'로 정했던 인천의 대표적인 역사 유산이 '문학산''산성'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뒤늦게나마 시()가 내년부터 문학산성 정비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군부대를 이전시킨 뒤 발굴 작업을 벌이고, 산성을 복원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소식이다.

 

남구청 등 '문학산 살리기 운동'을 해 온 관계자들과 함께 추진한다면 여러 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객원논설위원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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