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0-10 09:57:35
노벨 문학상
조우성의 미추홀
지난 8일 밤 인천종합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는 문화원연합회 인천지회와 문협인천지회가 연 제2회 명사와 시민이 함께하는 '시 낭송의 밤'이 열렸다. 안상수 시장, 나근형 교육감, 김광식 상의회장, 홍승용 인하대 총장 등 16명이 출연했다.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각각 역임한 김광림, 허영자 두 원로 시인도 참석해 자작시 '뻥튀기'와 '어머니 계셨기에'를 낭송해 눈길을 모았다. 30여 년 만에 시 낭송 무대에 섰다는 송영길 국회의원은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암송하기도 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고아한 어휘, 유장한 리듬, 춤사위가 뵈는 듯한 이미지 등은 절창(絶唱) 그대로였다.
시에 젖어드는 순간, '승무'는 별 수 없이 한국어로서 쓰고, 한국어로 읊어질 때라야만 '승무'일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영어, 불어로, 혹은 노벨의 나라 언어인 스웨덴어로 번역한다면 그 시적 감흥은 영영 사라질 것이 뻔해 보였다.
도대체 '고이', '나빌레라', '파르라니', '서러워라' 같은 어휘가 그들에게는 있을까? 있다 손치더라도 그 리듬을 되살릴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 이다. 개념적 산문은 혹 몰라도 시의 번역만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1901년 제1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이래 '타고르'를 제외한 아시아 시인 수상자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만일 '벵골어'가 유럽어족(語族)에 속하지 않았다면 그마저 돌아가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시인이 아니라 소설가 쪽일 것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미디어의 호들갑만 남우세스럽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