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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인천 차이나타운

by 형과니 2023. 5. 15.

인천 차이나타운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0-10 10:08:11

 

인천 차이나타운

강덕우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

 

인천에서는 진작부터 인천 중국의 날을 선포하고 지금까지 7회에 걸쳐 인천-중국의 날 축제를 행하고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시민들의 관심과 화교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의 내용도 점차 알차져 가고 있다. 새롭게 조성돼 가는 차이나타운은 이제 전국의 명소가 돼 주말에는 거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이곳을 활성화하려는 인천시 정부의 의지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이 개항하고 청국조계가 형성된 이래 일본과의 상권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가, 1894년 청일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우여곡절과 고초를 겪었지만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1899년 경인철도가 개통됐지만 초기 이용객이 많지 않게 되자, 철도회사는 한양 도처에 많은 기차 광고문을 내보내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흰 벽과 붉은 기둥이 옹기종기하고 청요리집이 즐비했다는 청관을 인천의 명물로 소개해 다양한 계층의 손님을 경인철도 승객으로 유인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 무렵 기차를 타고 이 차이나타운에 와서 한 잔 마시고 가는 것이 당시 한양 멋쟁이들의 풍류였고, 또한 중국 상품뿐 아니라 서양의 양품 거의가 이 인천의 청관을 거쳐 나갔던 것이다.

 

구정 때의 청관놀이는 대단했던 것 같다. 집집마다 긴 장대에다 폭죽을 수백 개씩 매달아 연쇄폭발케 해 눈과 귀를 현란케 하고 무룡이라 해 높은 나무다리를 타고 삼국지나 서유기의 인물 탈을 쓴 가장행렬은 인천에서 자란 사람들의 가장 인상적인 추억거리라고 인천향토의 원로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던 이곳이 문학작품 속에서는 통틀어 중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동네에, 바로 그들과 인접해 살고 있으면서도 그들 중국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들뿐이라 치부되기도 했다.

 

중국과의 교류가 시작되면서 차이나타운의 비중도 마찬가지로 주목됐다. 서울시에서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연남·연희동 일대에 차이나타운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고 인천에서도 중구 이외의 곳에 새로운 차이나타운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뉴타운 건설을 통해 많은 경제적 효과를 확보해야 된다는 당면의 과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0만 중국 관광객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10일은 지금부터 97년 전인 1911년 중국역사에서 신해혁명(辛亥革命)이라 불리는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로, 대만은 이날을 건국기념일로 삼고 있다. 흔히 쌍십절로 알려진 이날은 그간 한국과 대만과의 오랜 국교로 인해, 그리고 화교들의 경축행사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기념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이 두 개이듯이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마오쩌둥(毛澤東)1949101일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전세계에 선포했고, 이날을 국경절(國慶節)이라 해 지금은 일주일에 걸치는 긴 연휴를 보내고 있다.

 

중국이든 대만이든 10월은 양국 간에 중요한 달이 될 수밖에 없다. 10월 국경절에 즈음해 중국인의 한국관광이 늘고 이로 인해 한국관광공사나 각 지자체에서는 이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즈음에 우리 인천시가 주도하고 있는 중국축제 역시 이들 관광객까지도 유인할 수 있는 특화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축제를 통한 한중문화교류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서도 기탄없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하고, 여러 분야에서 그들을 또 방문할 수 있게 하는 지혜가 모아져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의 역사에서 인천이 여타 도시보다 우위에 있었던 사실을 강조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과 최초로 해상교통이 이루어진 곳, 중국 사신들이 머물렀던 영빈관이 있던 곳, 인천 개항 후 국제도시로서 중국 자본이 집중했던 곳, 쑨원(孫文)이 주도한 공화국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자장면의 원조라는 공화춘(共和春)이 생겨난 곳 등등은 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여기에 중국식 전통공원 조성사업, 중국문화 체험시설 조성사업, 자장면과 화교박물관 건립, 중국어마을 비전 선포식 등은 인천을 찾고 싶은 명소로 부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이야말로 국제적인 도시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이야기하고, 국제적인 중국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