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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들의 생각

도밍고와 이지영

by 형과니 2023. 5. 20.

도밍고와 이지영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9-01-23 12:49:31

 

도밍고와 이지영

기 고

 

플라시도 도밍고. 현존하는 역사상 최고의 테너라는 수식어에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라는 극찬이 더해졌던 그가 2001년 쓰리테너 콘서트를 위해 방문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콘서트를 열었다. 도밍고는 올해로 68세다.

 

지난 1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1만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1부와 2, 그리고 무려 여섯곡이나 되는 앙코르송을 부르며 청중으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하였고 150분간의 행복한 시간을 선사했다. 이번 도밍고의 공연에는 유럽의 떠오르는 신예 캐서린 젱킨스와 더불어 스페셜 게스트로 내세운 소프라노 이지영의 고국에서의 데뷔무대도 포함되었다.

 

이지영은 도밍고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단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수많은 오페라 공연에서 '프리마 돈나'로 활약하고 있지만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한국이 낳은 음악계의 보석이다.

 

특히 이지영은 인천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나왔다. 도미하여 OCU 음악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Longy School of Music에서 오페라 전문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였으며,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리고 도밍고에게 발탁되어 워싱턴 국립 오페라단에 입단하게 된 후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로 착실히 성장해 왔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밤의 여왕'으로 워싱턴 무대에 데뷔한 후 <티토의 자비>'세르빌리아', 바그너 오페라 <라인의 황금>'보글린데', 도니제티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마리'역 등을 공연한 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로부터 '풍부하고 깊은 울림의 보석 같은 목소리와 청중을 압도하는 무대 매너'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고, 모교인 연세대학교가 지정한 '연세를 빛낸 자랑스러운 미래 여성 100'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은 이번 내한 공연의 최대 수확은 미래의 기대주 이지영의 발견이라고 호평했다. 68세의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도밍고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 이번 공연은 정상의 음악가로부터 최고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기쁨과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인재를 한국의 음악계에 알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1995년 도밍고가 처음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에서 첫 번째 공연을 할 당시에는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하여 한국의 클래식 애호가들로 하여금 홍혜경의 진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14년이 지난 이번 공연에서는 이지영이 도밍고와 함께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청중의 가슴을 적셨다. 도밍고와 함께 하는 소프라노는 크게 성장한다는 음악계의 정설대로라면 이제 이지영은 인천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고, 나아가 세계가 주목하는 대표 성악가로 성장할 것이다.

 

문화의 도시를 표방하는 인천시에 이러한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인천시민의 정신적 후원을 등에 업고 세계를 향한 큰 걸음을 걷길 바라고 아울러서 인천에서의 공연도 기대해 본다.

 

/최문영 인천YMCA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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