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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들의 생각

월미도의 부활을 꿈꾸며

by 형과니 2023. 5. 23.

월미도의 부활을 꿈꾸며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9-04-04 14:32:50


'인천은 몰라도 월미도는 안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월미도는 한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관광지 가운데 하나였지만, 어느 틈엔가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1980년대 말 해안을 중심으로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잠시 활기를 띠나 싶더니 이조차도 얼마가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던 월미도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인천시 추진사업으로 이미 월미산 전망대, 한국전통정원,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완공되었으며, 현재는 올 7월 완공을 목표로 인천교통공사가 월미은하레일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천시는 월미도 일대에 2010년까지 25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월미공원 내에 근대군사체험지구, 월미성지구, 어촌체험지구, 월미행궁지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중구청도 월미도에 96억원을 투입하여 월미도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친수공간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11억원 규모의 '월미도문화의 거리 간판 시범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12월에는 인천관광공사가 8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월미해양케이블카가 개통될 예정이라 한다.

다양한 주체가 월미도를 대상으로 어림잡은 사업비만도 1천5백억원이 넘는 돈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완공되어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월미도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인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추진된 대부분의 사업이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전통정원의 짝퉁 시비에 이어 최근에는 월미은하모노레일공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당초 노면전차로 계획되어 있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무성한 소문과 함께 모노레일로 차종이 바뀌더니, 완공을 목전에 두고 부실시공,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모노레일이 문화의 거리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즐거움에 위해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도심에서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래야 아암도 해안과 월미도 문화의 거리 정도인데 그 마저도 위협을 받고 있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모노레일 아래에서 바다를 봐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놀이시설과 횟집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눈앞에 펼쳐진 바다이다. 바다가 갖는 가치는 2001년 이곳에서 실시한 이용자 행위 유형 분석실험에서도 명확하게 입증되었다. 당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문화의 거리에서 48개 정도의 활동을 하는데, 바다가 사람들의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문화의 거리에 사람들을 끌어들일만한 요인이 없다면 외부 방문객들은 모노레일에 탑승한 상태에서 바다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그칠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구청에서 추진하는 친수공간조성계획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일부구간에 한정되어 있어 모노레일 설치로 시민 품에서 더 멀어진 바다를 가깝게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바삐 용역 문제를 풀고 바다를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길 바란다.
월미도를 놓고 인천시, 중구청, 인천관광공사와 교통공사가 엄청난 사업비를 들이고 있지만, 사업주체간 업무 협의나 조정은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 정작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모노레일 건설을 위해 허물어진 한국전통정원 담장은 조정 기능의 부재와 무계획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 주말에도 여전히 중국인 관광객들은 월미도를 방문하고 있었다. 이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고민해야 한다. 시간에 밀려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하드웨어를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던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제는 우리보다 앞서 재생사업에 착수한 선진국들의 소프트웨어를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고 인천에 맞는 방법을 찾는 여유가 필요할 때이다.
 
/손장원재능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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