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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인천지역 마지막 대장장이 송종화씨

by 형과니 2023. 5. 24.

인천지역 마지막 대장장이 송종화씨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4-28 11:10:29


56년 세월 담금질 '단단한 열정'

 
인천지역 마지막 대장장이 송종화씨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망치로 "탕 탕" 내리치는 동작은 흥겨운 리듬을 타고 있다.

몇 번의 '함마질'과 파아란 불꽃과 차가운 물속을 헤집는 담금질을 반복하니 뭉텅한 쇠뭉치가 어느새 호미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민속촌에 마련된 대장간 체험장에서나 봤을 법한 풍경이 펼쳐지자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구경을 했다.

지난 23일 오후, 날씨가 다소 쌀쌀했지만 인천의 '마지막 대장장이' 송종화(72·인일철공소)씨의 이마에선 땀이 흘렀다.

1953년, 송씨는 17살때부터 대장간 일을 시작했다. 인천의 한 대장장이에게 기술을 전수 받은 그는 3년 뒤 중구 도원동에 한평 남짓한 자신의 대장간을 열었다.

56년 동안 도원동 대장간에서 송씨 손을 탄 칼이며 낫, 작두, 쇠스랑 등이 얼마나 될지 가늠도 못하겠단다.

도원동 도원역 근처는 일제강점기 부터 6~7개의 대장간이 모여 전통 제철업을 이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송씨를 끝으로 인천에서는 대장간을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당연한 일이지. 누가 이 일을 하려고 하겠어요. 이제 인천의 대장장이는 끊겼다고 봐야겠죠."

송씨는 자기 자식이 이 일로 가업을 잇겠다면 열일 제쳐두고 말리겠다고 한다. 워낙 고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을 마지막으로 인천에서 손으로 만든 연장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워 했다.

"호미는 안의 날과 바깥 날의 두께가 달라야 해요. 안은 얇고 날카롭게 다듬어 풀 따위를 잘 베게 하고 바깥은 두껍게 굳혀 전체 균형을 잡게 해야죠. 공장에서 나오는 호미는 이렇게 안돼요.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는 중국산은 금방 망가지고."

연장을 다룰 줄 아는 왠만한 사람은 송씨네서 물건을 맞춰간다. 공장용 칼과 수작업 대장간 칼은 비교도 할 수 없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망치를 못 들게 되기 전까지 많이 만들어 놓을 거에요." 송씨는 건강이 허락할때 까지 인천의 유일한 대장장이로 남을 생각이다.

/장지혜기자 blog.itimes.co.kr/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