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파고(波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5-01 20:58:14
동북아 파고(波高)
조 우성
1894년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둘러싸고 청(淸)나라와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일러 청일전쟁이라 한다.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면서 일본이 청나라의 종주권을 무시하고 조선이 자주국임을 명시하자 첨예하게 갈등한 것이었다.
당시 이홍장 휘하의 북양함대는 위세가 대단했다. 78대의 함선 중 정원(定遠), 진원(鎭遠) 등 포탑함(砲塔艦)은 세계 최대의 함포를 장착하고 1891년 나카사키 등을 친선 방문해 전비가 열세였던 일본에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청일전쟁 때 일본 연합함대는 송도함(松島艦) 등에 직격탄을 맞는 등 일부 피해를 보았으나 1895년 2월 청나라에게 항복을 받아냈다. 그것은 중국인들의 뼈아픈 패배로 내내 자존심을 상하게 했던 큰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15년 후인 지난 23일 중국 산동성 청도 앞바다에서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 창설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상 열병식을 거행하였다는 뉴스다. 핵잠수함을 비롯한 25척의 함선이 참가했다고 한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젠(殲) 전투기 31대가 굉음을 내며 등장했던 이번 행사는 '청일전쟁의 악몽을 끝내고 대양 해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이자 '일본을 향한 경고와 징벌의 메시지'라는 미국 쪽의 해석도 귓가를 때린다.
더불어 모 월간지 이번 호에 실린 전 해군 참모총장의 말이 재삼 떠오른다. 사령부 등을 정치적 판단에 따라 옮긴 것은 중대 과오라는 지적이었다.
100년 전과 같은 긴박한 파고가 동북아 해상에 밀려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바르지 못했던 정책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의 과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