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연수구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5-20 09:37:58
해괴한 연수구 |
연전에 연수구가 신도시의 법정동 이름을 '송도동(松島洞)'이라 정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다. 도대체 섬이 아닌 곳을 섬이라 명명한 것부터가 망발이요, 갯벌 매립지에 소나무라니 어불성설도 유만부동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41개의 도로명을 확정했다는 보도인데 '대로(大路)' 급으로는 송도 국제, 컨벤시아, 인천타워 대로, '로(路)' 급은 신송, 해송, 갯벌, 하모니, 센트럴, 테크노파크, 아카데미, 벤처로 등이라고 전한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송도'는 일제 강점기 때 붙여진 일본식 동명인 '정명(町名)'으로 일본의 3대 명승지 이름이자 청일·러일 전쟁에서 이긴 일본 군함의 명칭으로 저들이 인천에 박아놓은 '언어의 쇠말뚝'이었던 것이다.
광복되던 해 선대 인천시지명위원회 위원들이 왜색 지명을 우리말로 개정하면서 '송도정'을 '옥련동'으로 환원했는데 연수구가 그 제국주의 망령을 되살려 신도시 이름을 '송도동'이라 한 것은 통탄할 일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한 술 더 떠 거리 이름까지 '송도'에서 유추한 왜색풍의 '신송(新松), 해송(海松)'으로 정하거나, '국제도시'란 '도그마'에 걸려 '센트럴' 식으로 명명했다니 바야흐로 신도시가 한영일 어의 각축장이 된 꼴이다.
거듭 일러두거니와 우리가 지향하는 '국제화'는 그런 식으로 '이름표'를 달았다고 쉽사리 실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파리나 로마가 앞서 간 '국제도시'임을 인정한다면 그들의 모국어관(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척동자도 알 명명 행위의 정체성을 연수구만 모르고 계속 헤매고 있다니 해괴한 일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