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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인천 수인곡물시장

by 형과니 2023. 5. 25.

인천 수인곡물시장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9-05-04 19:03:24

 

인천 수인곡물시장

 

 

우리 시장에는 쌀부터 시작해 찹쌀, , , 수수 등 곡물 종류는 없는 게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가격도 제일 싸고 품목도 제일 많아요. 게다가 푸짐한 덤은 정이에요. 호호.”

 

전국 유일의 곡물시장인 인천 수인곡물시장의 한 상인은 밝게 웃으며 시장 자랑을 늘어놨다. 인천시 중구 신흥동 28-2번지 일대에 위치한 전국 유일의 곡물시장인 수인곡물시장.40년이 넘는 전통을 갖고 있는 이곳에는 시장에는 현재 30여 곳의 점포들이 품질 좋은 다양한 곡물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입구 바로 옆에 모여 있는 10여 곳의 참기름 가게에서 풍겨나는 냄새였다.곡물시장답게 들깨, 참깨 등 참기름 재료가 풍부해서인지 이곳에는 참기름집이 유난히 많다.

인천 수인곡물시장은 지난 1960년대 초 이곳을 오가던 수인선 기차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당시 이곳에는 농협 공판장이 있었기 때문에 소래나 남동, 시흥 등지에서 생산된 곡물을 팔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러다 보니 농협 공판장 주위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초기 간판도 없이 노점형태로 운영되던 곡물시장은 점점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하듯 1980년대 중반에는 점포수가 80여 곳에 이를 만큼 크게 번창했다.

 

곡물시장에서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안승일(44)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장사가 잘 되는 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번듯한 대기업에서 회사생활을 하던 그가 가업을 물려받겠다며 회사를 그만둘 정도였으니 당시 상황이 짐작될 법도 하다.

 

그는 이곳에는 저와 같이 대를 이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처음에는 쑥스러웠으나 일을 하다 보니 좋은 물건을 싸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면서 보람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 씨는 대기업 못지 않는 쌀가게를 하고 있다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있는데 만약 아들이 원한다면 사업을 물려줄 생각도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불황을 모르던 곡물시장도 시대의 변화는 거스르지 못했다. 곡물시장의 젖줄 역할을 하던 수인선이 폐쇄되고 농협 공판장이 떠나면서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인천과 수원을 잇는 협궤철도 수인선은 지난 199512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지했다. 19737월 인천항만 확장 건설로 인해 5.1km가 단축돼 송도와 수원 구간(46.91km)만 운행하다 경제성이 악화돼 결국 폐쇄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사람들을 모아주던 구심점이었던 농협 공판장마저 이곳을 떠나자 시장을 찾는 이들은 빠르게 줄어 들었다. 과거 농협 공판장이 있던 자리에는 5년 전 아파트가 지어졌고 상인들도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 한때 80곳이 넘던 점포들은 많이 사라지고 이제 30여 곳만이 시장을 지키고 있다.

 

다른 재래시장도 마찬가지지만 곡물시장도 주변에 대형마트들이 생기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침제는 상인들은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 초창기부터 쌀과 콩 등을 판매해 온 유연길(54) 상가연합회 회장은 요즘 같아서는 왜 장사를 시작했는지 후회하기도 한다직장인들은 퇴직금이라도 있지만 상인들은 그마저도 없어 노후대책은 꿈도 못 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상인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인천항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이용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로부터 들어오는 곡물을 가장 먼저 확보, 서울 등 대도시 도ㆍ소매상에게 되파는 도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신뢰를 쌓기 위해 가장 좋은 품질의 곡물을 찾아 전국을 다니며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겨울로 들어서는 11월의 서늘한 바람은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지만 곡물시장 상인들의 훈훈한 미소는 찾는 이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하고 있다.

 

이런 상인들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수인곡물시장은 인천 최대, 전국 유일의 곡물상가로 그 명성과 전통을 이어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수인곡물시장 유연길 회장 인터뷰

 

요즘 같은 때는 장사를 그만두고 싶어요.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 문은 엽니다.”

전국 유일의 곡물시장인 인천 수인곡물시장 상인연합회 유연길(54)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 시장은 한창 때는 점포수가 80여 곳이 넘었으나 이제는 30여 곳만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유 회장은 그나마 구청의 지원이 있으면 보탬이 될 텐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시 차원의 종합적인 시장 보존 계획이 수립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과거 수인선과 농협 공판장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곡물시장은 수인선 폐쇄와 농협 공판장 이전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관할 구인 중구청은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입구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점포 부지가 한국철도공사 소유인 데다 시장 점포수도 재래시장 기준인 50곳을 넘지 못해 적극적인 지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회장은 상인들이 뭉쳐서 옛 전통을 살리기 위해 거래선과 품목을 다변화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 않다면서 힘겨워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주차하기 좋고 한 번에 장을 볼 수 있는 대형마트로 거의 가고 그나마 꾸준히 우리 시장을 찾아주신 단골 손님들은 이제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 거의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대로 가면 우리시장은 점점 시장으로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그는 전국 유일의 곡물시장인 만큼 인천의 볼거리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시 차원에서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아울러 우리 상인들의 노력과 함께 소비자들도 대형마트만 찾지 말고 재래시장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 준다면 역사를 가진 곡물시장은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호소했다.